오비맥주 화물노동자들 “벼랑 끝 몰리는 하도급 계약, 고용안전 보장하라”
오비맥주 화물노동자들 “벼랑 끝 몰리는 하도급 계약, 고용안전 보장하라”
  • 김효인 기자
  • 승인 2019.11.0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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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 규탄집회
노동자 생존권 위협하는 다단계 계약‧셧다운 폐지 촉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지회장 박영길)는 4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오비맥주 본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투데이신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지회장 박영길)는 4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오비맥주 본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오비맥주 하청 노동자들이 최저 생계비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 수입 급감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지만 본사는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지회장 박영길) 소속 150여명의 화물 노동자는 4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오비맥주 본사 앞에서 화물노동자의 상시적 고용불안을 지적하고 출하량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 노동자들은 십 수 년째 오비맥주 이천, 청주, 광주공장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화물노동자 및 지게차 노동자들로, 이들의 일터는 오비맥주가 하청을 준 1, 2차 하청업체로 이뤄져 있다. 

화물연대는 오비맥주 측의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셧다운(공장의 업무정지)과 생산물류분배문제로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노동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생활비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이 같은 상황을 오비맥주의 경영 및 마케팅 실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본사에서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오비맥주공장의 출하량을 청주와 이천, 광주공장으로 적절히 배분해 셧다운 없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화물연대는 오비맥주는 국내자본이 아닌 외국계 자본인 AB인베브이며, 오비맥주를 통해 2015년 이후 현재까지 1조 이상의 수익을 얻고 기술사용료 15억의 이득을 얻었지만 수익의 대부분은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정작 피땀 흘리는 노동자들은 생계걱정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발언하는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 이광희 조직차장ⓒ투데이신문
발언하는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 이광희 조직차장ⓒ투데이신문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 이광희 조직차장은 “오비맥주는 노동자를 하도급 계약으로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라며 “상생은 안중에도 없고 노동자가 죽어나가든 말든 운영비 절약에 몰두한다. 이런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연대해 총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 고용 안전을 보장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화섬노조 대전충북본부의 장경연 본부장은 “앞에 있는 이 아셈타워(본사 건물)의 청결하고 쾌적한 일자리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대전과 청주 촌놈들이 먼지마시며 피땀 흘려가며 만든 성과로 나온 것이다”라며 “다단계 하청구조로 한 달마다 계약을 해야 하고 중간에 CJ 등 하청이 또 끼어 착취하는 이런 구조에서는 노동자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우리는 임금 인상해 달라고 나온 것이 아니다. 마땅한 권리를 찾으러 나온 것이다. 오비맥주는 마땅히 사회적 책임을 다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고용불안 등으로 인한 각종 고충을 토로했다. 십 수년째 이어지는 오비맥주공장과 1, 2차 하청업체 노동자간의 계약 미체결로 상시적 고용불안을 겪고 있고,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대출조차 되지 않는 등 생존권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집회에 참석한 지게차 노동자 김용석(42)씨는 “개인적인 생존권이 보호되지 않고 한달 단위로 계약되다 보니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번 단체 행동으로도 업무 불이익을 받을까봐 굉장히 불안하지만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해보고자 나왔다. 대기업 등이 낀 사내 다단계 하청으로 회사는 방어적이지만 노동자들은 지옥 속에 살고 있다”라고 밝혔다.

13년째 지게차를 몰고 있다는 임선희(50)씨는 “노동자들 대부분이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데 각종 야근에 특근까지 해서 겨우 맞추던 월급이 그나마 반토막났다”라며 “일해 온 13년 내내 인원 감축에 시달려왔는데 이제는 회사에서 차에 GPS까지 부착해 동향 파악 후 인원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생존권을 위협당하는 현실에 억장이 무너진다”라고 호소했다.

김재석(56)씨는 “상식에 어긋난 하청관리에 기가 막힌다”라며 “딸 둘이 대학생이라 내가 무너지면 안된다. 다른 이들은 월급을 듣고 돈을 많이 버나보다 하지만 많게는 16시간까지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사대보험이 없으면 대출조차 제한돼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화물연대 대전지부 오비맥주지회 박영길 지회장은 “하청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삶을 파괴하는 오비맥주가 앞으로도 노동자 문제를 외면한다면 총 파업을 포함한 끝장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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