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설계사노동조합, “유지수당 미지급·갑질횡포 그만” 규탄집회
AIG어드바이저, 퇴사한 설계사에게 ‘고객리스트’유출… 관리부실 의혹
A설계사, “고객관리 부실해 ‘환수’발생… 설계사 빚 떠안는다”
AIG어드바이저, “현재 조사 중… 수사기관 아니라 확인하는데 한계”

지난 13일 전국보험설계노동조합이 AIG어드바이저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다. ⓒ투데이신문
지난 13일 전국보험설계노동조합이 AIG어드바이저 본사 앞에서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당 노동 행위 중단'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AIG손해보험이 100%투자해 만든 자회사 AIG어드바이저가 퇴직한 설계사들에게 고객 관리를 맡겨놓고 약속했던 수당도 지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퇴직 설계사들에게 고객 리스트를 반출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의혹까지 불거졌다.

AIG어드바이저 퇴사 설계사들과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이하 노조)는 지난 13일 신달구벌지점 지사장과 대구본부지점 지점장이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부당행위를 저질렀다며 AIG어드바이저 본사 앞에 모여들었다. 이날 모인 5명의 대구 AIG어드바이저 퇴사 설계사들은 4명의 AIG어드바이저 본사 관계자들과 만나 1시간 여정도 면담을 했고 협상이 결렬되자 본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벌였다.

신달구벌지점의 설계사들은 △AIG어드바이저 소속 지사장이 해촉한 설계사에게 보험계약 관리를 하도록 강요한 점 △그 대가로 유지수수료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주지 않은 점 △보증보험 가입을 강요하고 가입하지 않을 시 강제 해촉 한 점 △전자청약을 위해 특정회사 제품 사용을 강요한 점 △고객 보험료 대납을 강요 △위촉 계약서와 달리 사무실 임대료, 주차비, 비품구입비등 청구한 점을 문제 삼았다.

대구본부의 경우 △업무지원을 하지 않아 금전적 손해를 끼친 점 △고객 이관을 거절해 퇴사자들이 퇴사 이후에도 고객관리를 해야 했던 점을 주장했다.

특히 신달구벌지점 지사장은 약속한 유지수당을 요구하는 설계사에게 물건을 던지는가하면 욕설을 퍼부으며 인신공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인 부동산 사업을 위해 설계사는 물론 고객 돈을 끌여들여 손해를 입힌 의혹도 받고 있어 논란이다.

해당 지점의 A설계사는 “2017년 퇴사 이후 내게 가입했던 고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자 지사장이 직접 고객관리를 부탁했고, 유지수당을 받는 조건으로 고객의 보험금 청구부터 민원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지사장은 유지수당지급을 하지 않았다.

해당지점에 A설계사와 같은 피해를 입은 설계사는 5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7년 신달구벌지점 지사장과 A설계사가 유지수당 미지급건으로 대화를 나눈 문자캡처 ⓒ투데이신문
지난 2017년 신달구벌지점 지사장과 A설계사가 유지수당 미지급건으로 대화를 나눈 문자 캡처 ⓒ투데이신문

또 이미 해촉한 설계사에게 고객 리스트가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법 고객정보유출 논란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A설계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그 지점이 고객관리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A설계사는 해당 설계사가 퇴사할 경우 다른 설계사에게 고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이관해줘야 하는데 그것이 전혀 안되다 보니 고객들이 ‘고아’가 된다고 지적했다.

실효가 되도 모르는 경우가 있어 보험금을 못받기도 하고 실제 보험금을 청구하려 해도 그 과정이 어려워 민원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A설계사는 “고객의 피해는 곧 설계사에게도 피해”라며 “고객의 민원이 발생하거나 실효가 될 경우 환수금이 발생해 설계사가 빚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될 바에야 차라리 고객관리도 같이하고 환수도 막을 수 있어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본부지점의 설계사도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대구본점지점의 B설계사도 “퇴사를 했으니 다른 설계사에게 고객 이관을 해달라고 요청해 관리해달라고 했지만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점에선 고객의 민원발생 소지가 있다며 이관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결국 설계사나 고객 모두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을 시킬 땐 근로자처럼 시켜놓고, 책임을 져야할 일에는 ‘설계사는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회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발뺌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설계사들은 이 ‘환수금’에 발목 잡혀 퇴사 후에도 고객을 관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AIG어드바이저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주장하는 증거자료를 모두 확인했지만 지사장이 ‘유지수당을 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다만 민원자체가 관리소홀인 부분이 있고 본사의 공식적인 지침이 아닌 유지관리를 시킨 점에 대해선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며 다소 모순적인 대답을 내놨다.

유지관리를 시키기 위해 고객리스트를 설계사에게 보낸 것은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이고 그것은 곧 본사의 GA대리점 관리가 부실하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아니다보니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라며 “현재 내용은 계속 조사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설계사들은 “지난 13일 AIG어드바이저 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만나 면담했을 때 관계자가 ‘지사장에게 사실을 물어보니 그런 일 없다더라’며 이미 끝난 일이니 알아서 해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위원장은 “본사 앞에서 2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그와 별도로 피해를 당한 설계사들이 일했던 대구의 AIG 어드바이저 사무실 앞에서 설계사와 시민을 대상으로 한 부당행위 폭로 선전을 수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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