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핀테크글로벌채권 보고서 보내 ‘운용사 신뢰해 달라’
한투 “회사 공식 지침 아닌 직원의 개인 의견이 전달”

ⓒ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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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일명 ‘장하성 동생 펀드’라 불리고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의혹을 받고 있다. 투자자에게 관련 상품을 권유하면서 사모펀드 운영사가 장하성 전 대통령 정책실장의 동생이 대표인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위험을 감췄다는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인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를 70억원 판매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도 2017~2019년에 걸쳐 해당펀드를 약 1800억원 정도 판매한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펀드는 환매가 중단됐고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날릴 위기에 처해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미국 운용사인 다이랙트 랜딩 인베스트먼트(이하 DLI)를 통해 해당 펀드를 운용해왔는데, 지난해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DLI의 수익률 허위보고 사실을 적발해 자산을 동결하고, 해당 펀드 투자금 전부를 환매 중단시키면서 시작됐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15일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 투자자 약 50명에게 부실 발생 가능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보냈다.

그러나 지난 14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 말미에 ‘디스커리자산운용이 장하성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의 동생 장하원 전 하나금융경제연구소장이 대표’라는 문구가 등장, 투자자를 안심시키려했던 정황을 포착해 논란이다. 이 보고서는 이어 ‘운용사가 책임을 다할 것을 신뢰해 달라’고 투자자들에게 요청했다.

투자자들은 이 보고서를 보고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고,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투자금액의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 내용은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디스커버리운용사 설명회에 참석하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회사의 지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이 펀드를 판매할 당시,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확정 금리 상품이라고 설명했던 정황도 확인됐다. 

지난해 2월 한 프라이빗뱅킹(PB) 센터 직원은 투자자에게 “해당상품은 확정금리형 상품이어서 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분들께 권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PB센터 직원도 다른 투자자에게 “(해당펀드는) 수익률 연간 4%의 확정금리형”이라고 안내했다. 이들은 또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이 4%가 되지 않아도 운용사가 (원금을)보장해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디스커버리 측이 판매사에 전달한 투자 제안서에는 해당 상품의 위험등급이 가장 높은 1등급으로 안내돼 있다. 1등급은 원금의 20% 이상을 떼일 수 있고, 고위험 자산에 주로 투자되는 상품 등급이다.

한 투자자는 해당 펀드를 판매했던 한국투자증권 직원과의 면담에서 “확정금리형으로 팔라는 회사의 지침이 있었느냐”고 물었고 직원이 “맞다”라고 대답한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한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불완전판매 건으로 접수되어 확인중이라 현재는 판단할 수 없다”라며 “직원에 대한 대응책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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