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롯데택배가 울산지점 대리점들을 기획폐점하면서 하차공간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주차장 공터 뙤약볕 아래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전날 노조는 보도자료를 내고 “롯데택배는 물류센터의 코로나 위험이 가중되는 가운데 기본도 안 된 무리한 터미널 하차작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롯데택배 서울주대리점과 남울주대리점이 통폐합하면서부터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롯데택배가 노조에 가입한 택배노동자를 해고하기 위해 무리하게 기획폐점을 진행한 결과라는 것.
앞서 노조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1일 각각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와 울산시청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택배가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울산의 서울주 대리점과 신정대리점에 대해 기획 및 위장 폐점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노동자들의 업무환경 변화는 지난달 31일 서울주대리점이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다. 터미널 이전장소를 통보받은 기사들이 지난 1일 현장에 찾아가자 수동레일만 하나 있고, 간선차량과 하차인력, 심지어 관리자 한 명도 없는 폐허 수준의 터미널이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게다가 노조가 안전보건공단에 확인한 결과 해당 장소는 분류·하차 작업을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이에 회사는 2일 저녁 다시 택배기사들에게 여천터미널로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여천터미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는 주장이다. 택배기사들은 일할 공간이 부족해 터미널 주차공간으로 쓰이던 공터에서 분류와 하차작업을 했다. 작업은 그늘이 없는 맨땅에서 수동레일로 진행됐다.
노조는 이런 환경이 발생한 배경에 대해 무리한 기획위장폐업을 지목하며, 롯데택배가 수수료 삭감을 강요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30도가 넘는 기온 가운데 그늘 한 점 없는 맨땅에서 수동레일을 설치하고 관리자 없이 하차작업을 했다”라며 “이는 기획·위장폐업이 낳은 폐해다. 노조에 가입한 택배노동자를 해고하려 무리하게 두 대리점을 통폐합하다 보니 하차공간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대리점 폐점과 관련한 해고 행위에 대해 현재 합법적 쟁의행위에 나서고 있다”라며 “쿠팡물류센터 코로나 확산으로 물류센터, 택배터미널의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 롯데택배는 최소한의 조건도 갖추지 못하는 터미널을 무리하게 운영 중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열악한 작업환경이 3일째 이어지고 있는데 롯데택배는 무리한 작업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롯데택배 측은 미비한 점이 있었던 점은 있지만 현재 작업환경에 대해 개선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택배 관계자는 “통폐합 과정에서 미비한 점이 있었던 점은 맞지만 불법적인 요소 및 환경은 없다”라며 “현재 작업환경에 대해 개선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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