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쏘아올린 반낙 연대, 당에 부담으로
당권 주자들과 잇단 접촉, 반낙 연대 형성
불편한 기색 감추지 못한 이낙연, 대세론 띄워라
이낙연 vs 반낙 연대 분위기에 자제 목소리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구도로 굳혀지는 가운데 당권 경쟁이 너무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부겸 전 의원이 임기 완주 카드를 꺼내들면서 당권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에 대해 당내에서는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당권 경쟁이 격화되면 그에 따라 계파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권 경쟁이 격화되면 줄 세우기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낙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김부겸 전 의원은 이미 당 대표 임기 완주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8월 29일까지는 두 달 정도 남아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은 점차 불을 뿜고 있다. 이 의원이 워낙 거물급이기 때문에 이 의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현재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당내 평판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다. 지난 4.15 총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180석이라는 성적표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 대표가 되기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권을 바탕으로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다만 당권과 대권은 분리해야 한다는 당헌당규가 문제다. 당권당규에 따르면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당 대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에 그만둬야 한다. 2022년 3월 10일이 대선일이기 때문에 이 의원이 만약 대선 출마를 하겠다면 내년 3월 10일 전에 당 대표직을 그만둬야 한다.
8월 29일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7개월짜리 당 대표가 된다. 이는 이 의원에게는 기회이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당 대표로서 당권을 잡게 된다면 대권가도를 밟는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꾸로 대권을 잡기 위해 당 대표를 발판 삼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김부겸 전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깊숙이 파고 들었다. 당 대표 임기 완주 카드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자신도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르고 있지만 당 대표 임기 2년을 채우겠다고 하면서 사실상 대권 출마를 포기하는 말을 했다.
이는 이 의원에게는 아킬레스건이다. 이 의원에게 당 대표에 출마를 하자면 대권을 포기하라는 일종의 압박과 같다. 이런 이유로 기자들이 계속해서 이 의원에게 당 대표 출마를 하면 대권을 포기할 것이냐는 질문을 했고, 이 의원은 난감해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전 의원이 당 대표 임기 완주 카드를 꺼내들면서 이 의원이 코너에 몰리는 모습이다. 게다가 김 전 의원은 계속해서 다른 당권 주자들과의 접촉을 이어갔다. 김 전 의원이 이 의원을 제외한 여러 당권 주자들과 만남을 갖고 8.29 전당대회에 대해 논의를 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반낙 연대 구축
이는 김 전 의원이 반낙(반이낙연) 연대를 구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두 달 정도 남은 기간 동안 반낙 연대를 구축해서 후보 단일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으로 이 의원과 당권 경쟁을 하면 패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낙 연대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당권 경쟁에서 승리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으로서는 반낙 프레임을 통해 당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런 이유로 계속해서 ‘이낙연 vs 반낙’ 프레임을 만들어 내고 있고, 전당대회를 가열시키고 있다. 김 전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점차 가열된 양상을 띠고 있다.
몸 사리는 당권 주자들
그러자 이제는 당권 주자들이 몸 사리기 시작했다. ‘이낙연 vs 반낙’ 구도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을 만난 홍영표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당 대표 임기 완주 소식을 알려왔지만 당권 경쟁이 과열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치는 각자 하는 것”이라면서 “반낙 연대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김 전 의원을 만났던 우원식 의원은 “당 대표 임기 문제와 관련해 연대 논의가 나오는데 그런 논의는 불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면 당권 도전을 포기한다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의원이 당권을 대권과 공개적으로 연결시키면서 전당대회를 가열시켰고 대권 투쟁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들이 몸을 사리는 이유는 이 의원이 강력한 대권 주자라는 현실 때문이다. 반낙 연대가 자칫하면 이 의원에게 흠집을 남길 수 있고, 그것이 대선 때 야당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반낙 연대를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 선거운동 기간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 전 의원이 벌써부터 반낙 연대를 띄움으로써 오히려 역공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반낙 연대가 오히려 당 지지율에 해(害)가 될 수도 있다는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6월 2주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41.3%로 전주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주 중 잠정집계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은 4.0%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여론조사를 살펴봐도 더불어민주당은 반낙 연대 이슈로 인해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반낙 연대에 대한 자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전당대회 과열 양상을 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너무 이낙연 대세론에 매몰된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여론도 있다. 어차피 당권-대권 분리 이슈는 전당대회 최대 이슈이기 때문에 미리 이 문제를 언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