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속 배당확대…2세 경영 전환 맞물려 뒷말 무성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뉴시스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세예스24그룹이 최근 의류산업 부진 등 여파로 실적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이익규모를 훌쩍 넘어서는 배당을 연이어 고배당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김동녕 회장과 자녀들이 그룹 지분과 경영 모두 장악한 구조다 보니 무리한 배당을 통한 이른바 ‘오너 배불리기’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2년 연속 수익 넘어선 배당 실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해 9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86억원 규모의 배당이 이뤄졌던 2017년과 2018년에 비해 확대된 규모다. 최근 3년간 이뤄진 배당금만 총 271억1400만원 수준이다.

핵심 자회사도 배당금을 늘려오긴 마찬가지였다. 한세실업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176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데 이어 작년에는 확대된 196억원의 현금배당이 이뤄졌다. 총 549억원 규모다.

지난 2017년 인수된 한세엠케이는 작년엔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 2017년 25억원과 2018년 22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이 이뤄졌다.

하지만 배당금 확대 추세 대비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크게 높아졌다.

작년에 배당을 하지 않은 한세엠케이를 제외하면 한세예스24홀딩스와 한세실업은 모두 2년 연속 벌어들인 수익보다 많은 수준의 배당을 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전년 3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고 98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311%나 됐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치인 41.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18년에는 45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86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한세실업의 경우 2017년도 432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고 17억원의 배당을 실시해 40.83%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2018년도 5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지만 전년도와 비슷한 176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2억원의 손실로 적자 폭을 줄였다지만 배당금은 19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개별법인 별도 기준으로 따져 봐도 한세실업과 한세예스24홀딩스 모두 당기순익보다 더 많은 배당금이 지급됐다.

한세엠케이의 경우 순익수준을 넘어서는 배당을 실시하진 않았지만 2018년 56.94%의 배당성향을 보이며 업계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한세예스그룹은 지난 2008년 지주사 전환 이후 꾸준히 배당을 확대해왔다. 지난 2009년 주당 60원의 배당을 실시한 이후 2010년 80원, 2014년 100원, 2015년 120원, 2016년 160원, 2017년 220원, 2018년 220원, 2019년 250원으로 높아졌다.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이사,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한세예스24홀딩스
김동녕 회장의 자녀인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이사,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한세예스24홀딩스

실적 부진 불구, 김동녕 회장 일가 배당 두둑

하지만 이 같은 확대 추세가 최근 실적과 엇박자를 내면서 무리한 배당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6177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5.1%, 38.2% 감소한 실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지표상 실적 개선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이 같은 적극적 배당으로 주주들은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동녕 회장 일가가 대표적이다.

한세예스24그룹은 ‘김동녕 회장 일가→한세예스24홀딩스→한세실업→한세엠케이’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지주사와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배당금 상당수는 오너일가에게 지급된다.

지주사격인 한세예스24홀딩스는 김동녕 회장 장남인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가 25.95%로 최대주주다. 동생인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20.76%, 김 회장이 17.61%, 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가 5.19%를 보유하고 있다. 기타 친인척 지분까지 포함해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79.28%에 달한다.

사실상 김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분 42.%로 다시 한세실업을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김동녕 회장 5.49%, 김석환 대표 3.58,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2.94, 김지원 대표 0.77% 등 오너일가가 한세실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한세실업이 50%, 김지원 대표가 0.0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결과 3년간 한세예스24홀딩스로부터 김 회장 등 특수관계자에게 213억원 가량 배당금이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세실업에서도 배당금 중 약 55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챙겼다.

하지만 배당금이 늘어나는 것만큼 실적도 받혀주지 못하면서 무리한 배당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세예스24그룹은 김동녕 회장에서 김석환, 김익환, 김지원씨 등 3남매 경영 체제로 전환되면서 2세 경영 구도를 확립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 2017년 장남 김석환씨가 예스24 대표로, 차남 김익환씨가 한세실업 대표로 올라서면서 2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 이후 막내 김지원씨도 지난해 12월 한세엠케이 대표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사실상 3남매 경영 구도가 자리를 잡았다.

김 회장의 지분율은 3대주주로 줄여가는 동시에 삼남매가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지분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무리한 배당이 3남매의 그룹사 지배력 확대를 위한 실탄 확보를 위한 행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배당금 등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진에 경영 전면에 나선 자녀 3남매를 포함 김 회장까지 오너일가가 다수 포진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 같은 시선에 한세예스24그룹 측은 무리한 배당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세예스24그룹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배당은 정부의 권고 사항”이라며 “매출 성장 추이와 향후 수익성, 업계 특성 등을 고려해야지 단기간 이익 규모와 비교해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올해 실적의 경우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한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배당규모가 업계에서 크게 높은 수준도 아니다”라며 “(배당금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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