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혐의 조력 의혹 임원, 인트라넷엔 ‘대표이사’로 명기
소액주주 “대표로 내정됐다가 철회한 인물, 임원 근무 황당”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글로벌‧영업 부문 전문가, 대표이사 아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뉴시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계열사 한국아트라스BX에서 보은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그룹 조현범 사장의 횡령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 주요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각에서는 사실상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것이다. 

20일 한국아트라스BX의 소액주주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아트라스BX의 주요 요직에 임원 A씨가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보은인사 잡음이 다시 수면위로 올랐다. A씨는 지난 3월 한국아트라스BX의 대표이사 내정자로 지목됐지만, 사실상 조현범 사장의 횡령 행위에 가담했다는 비판이 소액주주들로부터 제기되면서 철회된 바 있다.  

조 사장의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혐의는 지난 4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6억원의 판결을 받았다. 실형은 면했지만 사실상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가 인정된 것이다. 현재는 검찰이 항소에 나서며 조 사장에게 징역 4년과 6억1500만원의 추징을 구형한 상황이다. 

한국아트라스BX의 소액주주들은 지난 3월 A씨의 대표이사 내정을 두고 조 사장의 범죄 및 재판 과정에 조력한 것에 대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후 사측은 A씨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정기주주총회에서 제외했지만, 그는 현재 한국아트라스BX 경영관리 및 영업부문을 담당하는 요직에 앉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최근에는 한국아트라스BX의 인트라넷에 A씨가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게재돼 있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A씨의 대표이사 내정이 철회 됐음에도 사실상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왔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이 같은 정황을 단독보도한 <서울경제>에 따르면 한국아트라스BX의 인트라넷 사내조직도에는 임원인 A씨를 대표이사로 표기하고 있으며 현 최석모 대표이사는 연구개발을 담당 상무로 명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국소액주주연구회는 서울경제를 통해 조 사장이 자신의 범죄와 연루된 사람을 계획적으로 대표이사에 앉힌 행위라며, 이는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주주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취지의 비판을 내놨다.  

한국아트라스BX의 소액주주인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김봉기 대표 역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A씨는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을 하려다가 소액주주들이 직접적으로 범죄에 연루된 인물을 어떻게 선임할 수 있느냐 지적하니 대주주 측에서 철회를 한 인물이다”라며 “형식상으로는 철회를 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임원으로 근무를 한 것으로 보여 너무 황당하다. 기본적인 것들이 제대로 작동됐으면 좋겠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A씨의 대표이사직 수행 의혹에는 내정 당시 변경했던 표기를 나중에 수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인트라넷상의 오류일 뿐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A씨는 글로벌 부문이나 영업‧세일즈 분야에 경험이 많아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라면서도 “(대표이사 내정 철회는) 당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을 했다.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회사가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이사 표기는) 내정됐을 당시 사내 인트라넷에 대표이사로 표기를 했던 것 같다. 이후 그걸 수정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회사의 대표이사는 최석모 대표가 맞고 A씨는 임원들의 업무 분장에 따라 경영관리 및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같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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