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368쪽/130*205mm/1만6500원/북트리거

ⓒ북트리거

【투데이신문 채희경 인턴기자】 “혐오는 또 다른 혐오로 돌아온다.“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게 쓰이는 ‘급식충’, ‘맘충’, ‘개저씨’, ‘연금충’ 등 수많은 날카로운 용어들은 어딘가 익숙하지만 마음 한편에 불편한 감정이 들게 한다. 이는 내가 혐오의 대상이 내가 될 수도, 혐오의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혐오과잉시대’라 불리는 현시점에서 혐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는 박민영 작가는 우리 모두 혐오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모든 대상을 아울러 차별과 편견 그리고 혐오가 일상이 된 현재, 박 작가는 혐오 바이러스가 만연한 이유를 ‘세대’, ‘이웃’, ‘타자’, ‘이념’으로 세분화해 폭넓게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혐오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차별금지법으로 혐오 발언을 내뱉는 것을 지양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혐오와 차별의 물적 토대인 경제적 격차를 줄여야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적인 통념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흔히 사람들은 경제적 차이가 능력의 격차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는데, 핀란드 버스 기사의 임금과 우리나라 버스 기사의 임금 격차가 능력의 차이에서 오지 않는 것처럼능력에 얼마만큼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는 제도와 인식의 문제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하는 진보적 이데올로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혐오에 대한 ‘메타지성’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밝힌다.

저자는 혐오가 어떤 정치·사회·문화적인 배경에서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야 객관적 판단이 가능해져 혐오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자의 무지는 쉽게 폭력이 된다”는 시인 노혜경의 말처럼 지금까지 내가 배제하던 이들의 입장에서 나도 모르게 혐오를 한 것은 아닌지, 이 책을 통해 다시 돌아보고 이해와 배려, 존중으로 그들을 대해야 할 때일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