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발 빠른 대처
문재인 정부와 함께할 운명, 당청관계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29일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당 대표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된다. 명백한 것은 당이 위기 상황일 때 당 대표가 됐고, 위기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악재 속에서 특유의 안정감으로 무게 중심을 잡으며 당을 장악했다고 평가 받는다. 구설수에 오른 의원들을 정리하고 DJ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이 재산 축소 의혹을 받자 빠르게 제명을 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많이 남아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국무총리를 역임했기에 끝까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만큼 이 대표가 과연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설수 의원 빠르게 정리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경우, 감찰 조사에 들어가면서 자진 탈당을 했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구설수에 오른 의원을 빠르게 정리를 함으로써 악재가 더 이상 번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고, 당 안팎에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반면 추미애 정국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계속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두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리고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과 그의 아들 그리고 보좌관의 청탁 등 병역 특혜 의혹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런 돌파력으로 추 장관 논란이 제2의 조국 사태로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이 대표가 악재들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우물쭈물했다면 논란은 더욱 증폭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또 다른 악재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를 역임한 저력 때문인지 특유의 화법으로 모든 사안을 정리해나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북한발 악재도 정리 수순

북한발 악재도 정리 수순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면서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명의로 사과를 하면서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물론 야당은 계속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첩보를 받고 대면보고를 받는 시간까지 무엇을 했느냐면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쟁’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발 악재가 큰 영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야당과의 협치 역시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소위 ‘우분투(ubuntu:공동체정신) 협치’를 선보였다. 추경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야당이 문제 삼았던 ‘전 국민 통신비 지급’ 정책을 과감하게 접고 추석 전 추경안을 집행한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국무총리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당정청과 야당과의 관계를 주도했다. 더불어 강경한 의료계를 설득해서 갈등을 봉합했다.

국무총리의 경험과 당 대표의 경험은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할 일이 많아

문제는 앞으로 해야 할 당 안팎의 일이 많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70여석이 훌쩍 넘는 거대 공룡 여당이고, 문 대통령의 임기도 이제 끝나가고 있다. 즉 당 안팎에서 원심력이 작동하면서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목소리를 얼마나 당 안에서 녹여내느냐가 이 대표의 가장 중요한 숙제다.

이를 위해서는 이 대표가 당내 여러 가지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해서 하나의 여론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대표가 다른 대권 주자와 달리 당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런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다른 숙제는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경쟁이다. 이 지사는 직설적 화법을 통해 자신만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지지층을 바탕으로 이 대표를 압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이 지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대표의 또 다른 숙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를 했고, 현재는 당 대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이 대표의 운명도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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