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한영선 기자】 정부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의 전세금을 갚아준 뒤 회수 하지 못한 금액이 5년간 약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가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회수현황’에 따르면 2016~2020년 8월 현재 발생한 보증사고 7596억원 중 6494억원을 HUG가 대위변제를 했다. 이 중 집주인에게 3560억원(55%)은 회수했지만, 절반에 달하는 수치인 나머지 2934억원(45%) 아직 받아내지 못했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이란 전세 계약 종료 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HUG가 보증기관 자격으로 보증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HUG는 이후 세입자를 대신해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회수한다. 이 제도는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이 걱정되는 세입자나, 전세보증금을 못받을까 걱정되는 세입자를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HUG의 미회수 전세금은 보증사고의 증가에 따라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8년 792억원, 2019년 3442억원, 2020년 8월 3254억원으로 사고금액이 증가했다. 

HUG의 대위변제금도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6억원, 지난 8월 3015억원으로 증가했다. 미회수액의 규모 또한 2018년 301억원에서 작년 1182억원, 지난 8월 1426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더욱이 올해는 8월 현재 작년도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작년 2836억원의 대위변제액 중 1182억원(42%)을 못 받았지만, 2020년 8월 현재 대위변제액은 3015억원에 달했다. 미회수금액은 1426억원으로 1500억원대에 근접했다. 한해 정부가 집주인에게 떼인 전세금 규모가 무려 2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훈 의원은 “7·10대책으로 임대사업자 보증보험 의무화가 도입돼 향후 미회수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재정을 감안할 때 전세금을 갚아주고, 떼이는 것도 한계가 있어  HUG는 더 강화된 채무관리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