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내년 4월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이 다가오면서 재보선 정국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여야 모두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며 각종 이슈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내년 재보선은 2022년 대선·지방선거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또한 각종 변수로 인해 여야 모두 노심초사다. 재보선 승리를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여야의 모습은 신중하기 그지없다.

서울시장은 故 박원순 전(前)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부산시장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공석이 됐다. 이에 내년 4월 재보선을 치러야 한다.

여야 모두 얼마 전까지 재보선 이슈 띄우기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보선 이슈 띄우기에 나섰다.

먼저 띄운 쪽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을 앉히고 재보선 정국에 돌입했다.

후보군 윤곽 드러나

그러자 국민의힘이 후보군 윤곽이 드러났다. 우선 김선동 사무총장이 경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 오신환 전 의원은 경선준비위원회 위원 자리를 고사했다.

이들은 모두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심판과 선수를 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경선준비위원 자리를 포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박진, 윤희숙 의원과 나경원, 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부산시장은 후보군이 난립했다는 분석이다. 서병수 의원과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미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이진복, 유재중, 이언주, 박민식 전 의원은 이미 선거전에 돌입했다. 장제원 의원은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신발 끈을 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 박주민 의원 등이 거론된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김해영 오륙도 연구소장,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언급된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있다. 물론 안 대표 본인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한 자신의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강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밖에도 잠재적 후보군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출마에 대해 저울질하는 정치인들이 다소 많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후보 낼 것인가 고민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고민은 박 전 시장과 오 전 시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사퇴를 하면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를 낼 것인가의 여부다. 당헌·당규에 의하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사퇴를 하게 되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를 낼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 8월 전당대회를 치를 때에도 후보를 낼 것인지가 주요 쟁점 사안이었다. 이는 결국 전 당원에게 묻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마도 12월이나 내년 1월 선거출마 여부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의힘 역시 재보선 이슈로 접어든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친박 색깔이 강하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결국 김상훈 의원을 경선준비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 문제와 더불어 재보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너무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원외 당협위원장의 당무감사도 연결되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역시 변수는 안철수

서울시장 재보선의 또 다른 변수는 역시 안철수 대표의 출마 여부와 야권 단일 후보다. 안 대표는 아직까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안 대표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2022년 대선을 출마해야 한다면 내년 4월 재보선에는 뛰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다른 변수는 안 대표와 국민의힘의 통합 여부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야권 후보로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를 야권 단일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자강론’을 내세워 외부 인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서는 안된다는 말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자강론보다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분위기고 그 외부 인사로 안 대표를 꼽고 있다.

따라서 안 대표가 만약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한다고 해도 결국 핵심은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 변화가 내년 재보선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현직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 여당의 운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