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옥중 서신에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
검찰 내부 파장 일으킨 김봉현 옥중 입장문
임기 마지막 국감, 윤석열은 뭘 이야기하나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추풍낙열’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다. 가을바람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떨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가을바람’이라는 것은 법무부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말한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서 전(前)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이 2차례 나오면서 추 장관이 결국 수사지휘권 발동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이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어떤 식으로 화답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기선제압은 확실하게 무서웠다.
추 장관은 지난 19일 라임 로비 의혹 사건 및 윤석열 검찰총장과 가족, 주변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전 채널A 이동재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역대 법무부 장관 중에서는 전 천정배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게 된 결정적 원인은 전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의 옥중 입장문 때문이다.
검찰과의 검은 커넥션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은 내용이 다소 충격적이었다. 지난 16일 발표한 옥중 입장문은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전(前)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는데 옥중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7월 검찰 출신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고, 이 중 한 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
또한 A변호사는 여당 정치인과 강 전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해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폭로했다. 만약 협조하지 않으면 공소 금액을 키워서 중형을 구형하겠다고 협박까지 하는 등 내용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특정 방향의 진술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짜 맞추기식 수사를 했다는 것이 김 전 회장의 주장이다. 또한 김 전 회장은 야당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지만,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지난 21일 김 전 회장은 2차 옥중 입장문을 내놓았는데 검찰에 대한 로비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와 함께 야당 정치인에 대한 로비 활동 역시 자세하게 기술돼 있다.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
1차 옥중 입장문을 접한 추 장관은 지난 19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법무부의 설명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여야 정치인과 검사들의 비위 사건을 포함한 총장 본인, 가족, 측근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를 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할 수 있다.
추 장관은 서울남부지검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관련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수사·공판팀에서 배제해 새롭게 재편하고, 서울중앙지검에 대해서는 관련 수사팀을 강화해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더불어 법무부는 1차 옥중 입장문에 나와 있는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반발이 극심하다. 검사 내부에서도 반발한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극렬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이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수사지휘권 발동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등 정치적 갈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정치권의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수사지휘권 발동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감장에서 윤석열은
이런 가운데 22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윤 총장의 마지막 반격 카드가 될 수 있다.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즉각 반박하면서 수사지휘권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만약 이날 윤 총장이 국감장에서 작심 발언을 한다면 그로 인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에게 이번 국감은 임기 내 마지막 국감이다. 따라서 만약 쌓여 있던 불만을 토로한다면 추 장관의 갈등은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윤 총장이 국감장에서 자신의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2013년 10월 국감에서는 2012년 대선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때 수사방해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했다.
2018년 사법농단 사건 수사에 대해서는 법원의 자료 제출이 미흡했고, 압수수색 영장은 장소 기준으로 10%만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現)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윤 총장 장모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자 “아무리 국감장이라지만 너무한다”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런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국감에서도 윤 총장이 어떤 식의 발언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