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잇단 폭발 사고, 노동자 3명 숨진채 발견
금속노조 “최 회장 취임 후 사고 계속, 사후대책 전무”
최 회장 “깊은 애도와 사과, 후속조치 총력 기울일 것”

ⓒ뉴시스(사진=전남소방본부 제공)
ⓒ뉴시스(사진=전남소방본부 제공)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광양제철소에서 또 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최 회장은 기업 실적 부문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안전사고에 있어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해마다 직접 작업 안전을 강조해왔음에도 매년 수차례 폭발, 화재 등 안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최 회장의 연임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경 전남 광양시에 소재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폭발과 함께 번진 화재는 2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노동자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다른 1명은 2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찾아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소방당국과 포스코 등은 작업자들이 1고로 인근 산소배관 설비에서 산소밸브를 조작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경찰·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에 투입돼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한 현장감식에 돌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추가 사상자는 없고 현장 작업은 중단한 상태다”라며 “조사 후 안전관련 필요한 조치가 발견되면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해마다 사업장 안전문제 개선을 강조해왔다. 2년 전에는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는 점을 내세우며 안전 부문에 1조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업의 3대 중점 과제를 발표하며 그 첫 번째로 안전을 위한 작업표준 준수와 잠재적 위험 요소 개선을 지목했다. 

하지만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해마다 폭발, 화재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페로망간공장 옆 시험발전 설비에서 폭발이 발생해 직원 5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그해 6월에는 배관 보수 작업 중 폭발이 일어나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올해 역시 지난 7월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추락사 해 안전불감증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결국 최 회장은 취임 이후 매년 안전문제 해결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여전히 개선이 안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최 회장은 지난 6일 이사회에서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의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향후 한 달 간 최 회장에 대한 자격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다시 3년간 포스코를 이끌게 된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에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맞기도 했지만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이끌어 내며 경영능력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철강산업의 미래로 고성능·다기능 친환경 강재 개발 및 이차전지 소재사업 강화를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는 점도 최 회장의 강점이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하지만 잇따른 안전문제 이슈는 최 회장의 연임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임 의사가 외부에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포스코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됐던 안전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면서 그의 연임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노조는 최 회장의 방만경영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으며 최근 폭발 사고 이후에는 “살인기업 포스코 대표이사를 구속하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상황이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이날 광양제철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포스코 안전시스템의 혁신에 대한 포스코 현장의 요구는 묵살하고 있다”라며 “대표이사와 책임자 처벌에 대한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요구도 거부하고  결국, 노동자만 죽고 다치고 병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 대기오염, 음용수사고, 압착사고, 폭발사고, 화재사고, 산재은폐 등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원인분석과 사후대책이 전무하다”라며 “반복되는 중대재해에도 책임지는 경영진도 없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안전시스템은 최고’라고 자화자찬만 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에 따라 “포스코는 유족에 대해 대표이사가 공개 사과하고 배상과 보상에 책임을 다하라”며 “노조가 참여하는 사고원인 조사, 노사합동 대응체계 구축,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위험의 외주화 중단, 산재은폐 및 직업성 질병 전수조사, 노후설비 개선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광양제철소 사고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안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후속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우리의 일터 현장에서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저희를 지켜봐주시는 지역사회에도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저희는 현재 사고대책반을 설치해, 관계기관과 협조하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저희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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