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김형 사장ⓒ대우건설
대우건설 김형 사장ⓒ대우건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대우건설이 조직개편과 함께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내년 경영 밑그림을 제시했다.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임기 반년을 남긴 최고경영자 김형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27일 조직개편과 함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대우건설은 석유화학사업실, 발전사업실, 원자력사업실 등 3개 실을 플랜트사업실과 플랜트견적실로 재편하고, 팀을 통합·신설해 기존 8본부 37실 1월 109팀에서 8본부 36실 1원 110팀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이와 함께 임원 전무 2명, 상무 6명, 상무보 17명 등 총 25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전무 및 상무 승진인사가 8명에 그치는 등 보임인사가 주를 이루면서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시장 변화에 대응을 위한 경영 안정화와 기술경쟁력 강화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정적 선택이 김 사장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6월로 아직 반년 넘게 남아있다. 아직까지 김 사장이 입장을 밝힌 적 없으나 업계에서는 꾸준히 연임 가능성을 주목해 왔다.

내년 상반기 임기를 앞둔 김 사장이 연임을 고려했을 때 안정적인 내부 지지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실적 개선과 매각 등 대우건설이 안고 있는 현안과 관련해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은 김 사장에게 불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대우건설의 경우 사장 연임이 흔치 않은데다 경영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데다 중대재해 사고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제기되는 책임론도 김 사장에게는 부담이다.

김 사장의 능력을 평가할 잣대인 실적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잠정) 누적 매출액 5조8453억원, 영업이익 30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7.8%, 4.5%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시장 위축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신규수주가 8조4226억원으로 연간 목표치인 12조7700억원의 66% 수준을 달성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은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수주 0건이었고 하반기 들어 대구 앞산점, 창원 상남1구역 재건축, 인천 검단3구역 공동주택 신축사업 등을 수주해 지금까지 6431억원 실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현재 경쟁 중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마저 따내지 못할 경우 올해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전무라는 성적표를 남기게 된다.

이와 함께 외형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년 연속 후퇴해 6위까지 밀려난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김 사장 취임 직전인 2017년 11조7668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8조6519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290억원에서 3641억원으로 감소했다.

실적 뿐 아니라 최근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중대재해 등 안전경영 문제도 김 사장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에만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7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대우건설은 잇따른 중대재해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조로부터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올해도 3분기 1건의 사망사고가 접수된데 이어 지난 10월 경기도 부천시 지하철에서 가계단 철거 작업을 하던 근로자 A씨(56)가 2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됐다.

또 김 사장은 대우건설이 지난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건설폐기물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건설업체로 꼽혀 건설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가기도 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재매각이라는 오랜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도 김 사장을 지지부진한 매각 작업을 풀어줄 구원투수로 투입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 없이 악재가 거듭되면서 대우건설의 매각 작업은 아직도 보류된 상태다. 각종 악재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차기 사장에 대한 하마평이 도는 가하면 김 사장의 중도 교체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연임은 모르지만 중도교체 등은 비현실적”이라며 “연임 여부도 4월 정도나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정비 수주의 경우 사업의 일부 일 뿐”이라며 “경영 평가 잣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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