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퇴진 운동 놓고 국민의힘은 분열 속
공수처 개정 놓고 속수무책인 국민의힘
새로운 대여 투쟁 방식이 필요 공감대
주호영, 보수단체와 손잡고 정권퇴진운동
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더욱 혼돈스런 상황이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보수단체와 손을 잡으면서 정권퇴진운동을 구사하겠다고 밝혔지만 당 지도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칫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수처 개정안 처리를 놓고 국민의힘 동정표가 오히려 감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정안이 통과될 때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100여석이 조금 넘는 야당의 힘이 무력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지난 4.15 총선 참패의 후폭풍이 상당히 거세고, 힘의 논리가 그야말로 엄청나다는 것을 이번에 절실히 깨달은 형국이다.

이에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와 거대 여당에 맞서 소수야당으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무기력한 야당의 모습을 더 이상 보여줘서는 안된다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필리버스터도 소용 없는 정국

국민의힘은 이번 공수처 개정안 처리 과정을 통해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9일 필리버스터를 시작했지만 3시간만에 그쳐야 했다. 정기국회가 종료되면서 자연스럽게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것이다.

그리고 10일 본회의가 열렸고, 공수처 개정안은 그렇게 처리가 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유상범 의원이 발의한 수정안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에 동료 의원들의 지적을 받아 찬성으로 수정했지만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 투표를 하는 실수가 벌어졌다.

그만큼 공수처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소수야당의 설움은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당초 국회선진화법은 소수야당을 위한 법안이지만 180석 가까운 더불어민주당 앞에서는 국회선진화법도 무기력하기 그지 없었다.

원내 투쟁만으로는 도저히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장외투쟁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권퇴진운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공수처 개정안을 여당이 강행처리하면서 친문 독재라고 규정하면서 장외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호영, 보수단체 찾아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아침부터 야권과 보수단체 연석회의를 찾아 대여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국민의당, 홍준표 무소속 의원, 김문수 전 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조기 퇴진을 외치는 ‘반문연대’ 조직에 시동을 걸었다.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만 없었다면 아마 광화문 광장이 넘쳐 났을 것”이라면서 “어떻게 국민 분노를 결집할지 저희는 어떤 국민들과도 논의해서 이 무도한 정권의 폭정을 멈출 것이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장외투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미 당 내부에서도 장외투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미 보수단체도 코로나19만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정권퇴진운동을 벌였을 것이라면서 국민의힘과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정권퇴진운동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주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은 ‘폭정종식 민주쟁취 비상시국연대’를 출범시켰다. 반문연대를 모색해서 조기 정권 퇴진을 위해 대동단결을 하겠다는 것이다.

비상시국연대는 주 원내대표, 안 대표와 더불어 국민통합연대 이재오 집행위원장, 자유연대 이희범 대표,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김태훈 회장, 신문명정책연구원 장기표 원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7인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들은 폭정세력과의 결사항전을 위해 한가로운 지분 싸움과 노선 투쟁을 잠시 접어두자면서 반면연대의 깃발을 올렸다.

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진석 의원은 “코로나 시국 속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신중론을 언급했고, 조수진 의원은 “국회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은 당이 할 일이 따로 있고 외곽에 있는 시민단체는 시민단체 나름대로 할 일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걸 우리가 혼동해서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여 투쟁을 해야 하지만 과거와 같은 방식의 투쟁으로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당 내부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공수처 개정안 강행 처리에 따른 국민의힘 동정표가 모이고 있을 시기에 정권퇴진운동에 동참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일수록 원내투쟁의 성격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국민의힘이 대안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투사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정권을 되찾아 오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여 투쟁을 하더라도 원내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대안세력이라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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