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측 지분 매입으로 완전 토종기업 등극...환영 외에 승계 재조명 효과
매출 3조 육박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영향 커...갑질 논란 등 과거 완전단절 요청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아성다이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활용품 전문판매기업 다이소에서 2대 주주인 일본 기업 다이소산교(대창산업)의 지분이 빠지고, 완전한 토종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낭보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국민 가게’라는 애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우리 생활에 밀착돼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이번 뉴스에 쏟아지는 반응은 환영 일색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응들에 약간의 온도차는 있는 것 같다. 토종기업으로의 변화 그 자체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지분 인수 움직임이 박영주씨(그는 박정부 회장의 차녀다)를 위한 승계 포석 중 하나가 아니겠느냐는 관점에는 미세하지만 우려가 뒤섞여 있다. 

아성다이소 측이 인수 금액이나 자금 조달 방법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승계와 이번 지분 인수를 연결짓는 시각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이다. 이는 오너 지배 기업에 왜 과도한 관심을 갖느냐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만 본다면, 다이소의 위상을 너무 작게 보는 것이다. 지금 추정되는 대로 일본 측 지분이 5000억원에 인수됐다면, 이는 한국에 투자한지 22년 만에 약 1만3000%의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매각 전 지분 비율을 감안하면, 이는 아성다이소의 전체 기업가치를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해 이 같은 가격을 매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이소 연 매출이 3조원에 육박한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평가의 정당성 여부 즉 승계 매듭과 시기의 문제상 다소 과도한 금액을 준 건 아닌지 관심이 모아질 수 있는 대목이자,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대 소매유통전문기업의 향배에도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성다이소는 아성HMP(최대 주주 박정부 회장)가 50.02%, 일본기업 다이소산교가 34.21%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고, 나머지 지분의 경우 박영주씨가 13.9%, 장녀 박수연씨(장녀)가 1.87%를 각각 갖고 있었다.

이번에 아성다이소가 다이소산교의 보유 지분 34.21%를 모두 매입하면서, 결국 박 회장 일가가 장악한 셈이 된 것. 아성 HMP의 경우, ㈜아성이 100% 지분을 갖는다. 그 아성은 박 회장 일가가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비록 2013년 이후 아성 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마지막 자료 기준 박 회장이 10%를, 두 딸이 각각 45%씩 지분을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아성다이소의 토종 기업화는 결국 기존에 완성돼 있던 차녀 중심 승계 체제의 일환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일본 측 경영 간섭 여지를 완전히 덜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의 경영 간섭 가능성을 덜어내는 것을 승계 문제로 100% 연관지을 수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 다이소 주변에서는 일본 측 지분 희석을 위해 기업공개(IPO)나 합병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무성했었다.

합병 추진의 경우, 실제로 2013년 10월 10일 당시 한일맨파워와 아성다이소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던 적이 있다. 한일맨파워가 다이소아성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고, 다이소아성을 해산하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당시 두 회사는 합병을 보류했다.

IPO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성다이소가 IPO를 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 영업이익률 때문으로 평가됐다. 1%인 영업이익률인데 주주들이 좋아하겠느냐는 논리였다( 2010년 박정부 회장이 직접 발언한 바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아주 과거에나 그랬지, 다이소의 영업이익률은 8%가 넘은지 꽤 됐다.

따라서 과거의 어느 시기, 합병이나 IPO 등 다른 희석 방법론 대신 바로 지금 일본 측 지분의 직접 매입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갈 여지가 있는 것이다. 

IPO 등 외부의 감시와 관심을 불러모으는 대신, 독자적으로 기업 경영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는 그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다만 위에서 말했듯 여러 다이소의 위상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관심을 피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다이소는 과거 직원들이 회사의 갑질 논란을 청와대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여러 잡음을 빚은 바도 있다. 이런 터에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차녀로의 승계 문제는 더 관심이 모아질 빌미가 된다.

아성다이소가 이번 지분 변동을 계기로 경영 전략 전반에 대해 각오를 다지고 공표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차기 경영 주자로 꼽히는 이가 전면에서 이를 이행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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