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어른다워야 “이게 어른이지”
윤여정의 솔직함에 매료된 MZ세대
정치권은 왜 윤여정 배우지 않는가

어른으로서 어른이지만 어른스럽지 않은 매력
꼰대 지향하는 정치권, 꼰대 지양하는 윤여정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정치권이 최근 부러워하는 어른이 있다. 바로 배우 윤여정이다.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타기도 전에 이미 MZ세대는 윤여정씨를 주목하고 열광을 해왔다. 반면 MZ세대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으로 가득차면서 4.7 재보선에서 표로 정치권을 심판했다. MZ세대가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다르다. 이에 재보선이 끝난 후 MZ세대에 다가서려는 정치권에서는 윤여정의 언행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우 윤여정을 보면 우리 정치권이 MZ세대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

한 정치권 인사의 이야기다. MZ세대 즉 밀레니엄 Z세대는 2000년대 이후 태어난 2030세대를 말한다. 이들이 최근 주목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배우 윤여정씨다. 윤여정씨가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타기도 전에 MZ세대는 윤여정씨를 주목해왔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타면서 그 사랑은 더욱 커져 갔다. 그리고 윤여정씨의 언행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새비지 그랜마(Savage grandma)

윤여정씨 별명은 ‘거침없이 솔직한 할머니’ 즉 새비지 그랜마(Savage grandma)이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할 말은 다 하는 솔직함이 MZ세대에 어필이 됐다.

윤여정씨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솔직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그 솔직함이 MZ세대에 다가갔다.

아는 척 하지 않고 잘난 척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다시 말하면 자신을 거짓으로 꾸미지 않는다.

또한 누군가를 가르쳐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를 배려한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에서 비쳐진 윤여정씨는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해준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다. 그녀의 입담은 수위를 넘나들지만 보는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윤여정씨가 내뱉는 단어는 전혀 MZ세대에게 생소한 단어들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머릿속에서 정제된 상태에서 나오기 때문에 가능하다.

젊은 세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대화를 해야 젊은 세대가 호응을 하는 동시에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청년층 목소리에 귀닫은 정치권

반면 정치권은 윤여정씨의 대화법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4.7 재보선이 끝난 직후 여야 모두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과 공약 등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으로서 이른바 꼰대 습성에서 나온 그런 정책과 공약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년들에게 관심을 가지자고 하지만 정치권에서 내놓은 청년에 대한 배려는 전혀 청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윤여정씨가 젊은 세대와 대화하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활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것처럼 정치권도 그러해야 하는데 청년들에게 다가가자면서 무조건 자신의 생각과 철학 등을 강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청년들이 정치권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권 주자나 당권 주자 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한다면서 청년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지만 그것은 전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말만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청년들은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지만 정치인은 ‘위’에 청년은 ‘아래’에 있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다분하다.

이런 이유로 청년과의 대화이지만 사실상 정치인의 일방적 홍보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높다.

윤여정씨와 정치권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에서 비롯된다. 윤여정씨는 청년들과 대화를 하면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해법을 제시하는 순간 꼰대로 낙인 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함께 공감을 해준다. 하지만 정치권은 해법부터 먼저 제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이유로 MZ세대가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청년 속으로, 결국 공감 문제

정치권이 최근 들어 청년 속으로 들어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공감을 해야 한다. 어른으로서 나이가 많은 꼰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서 함께 공감하고, 청년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같이 해법을 찾아나가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진솔함과 솔직함이 함께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그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도 윤여정씨의 화법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어른이면서도 가장 어른스럽지 않으면서 가장 어른스런 언행을 하려고 하는 윤여정씨의 모습을 정치권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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