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국내 오픈마켓 1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유통 공룡’으로 알려진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알짜매물로 꼽혀 온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이커머스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는 ‘롯데온’ 운영사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입찰제안서를 내고 참여했다. 

당초 지난 3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SKT)의 입찰도 점쳐졌지만 이날 입찰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2% 정도로, 1위인 네이버쇼핑(17%)과 2위 쿠팡(13%)에 이은 3위 수준이다.

같은 시기 SK텔레콤의 11번가와 롯데쇼핑의 롯데온, 이마트의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6%, 5%, 3% 대로 추정된다. 이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순 시장 점유율 합산으로만 계산한다면 업계 순위가 단숨에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신세계와 롯데는 서로 오랜 경쟁사이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비교적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만큼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각각 온라인몰 롯데온과 SSG닷컴으로 이커머스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성장세와 규모가 미진한 상황이다. 두 기업은 이베이코리아 실사 과정에서도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각 성사의 관건은 가격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5조원대를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해당 금액대는 과하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이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뒤바꿀 수도 있는 만큼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다만 업계에서는 인수 효과와 추가 투자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5조원대의 금액은 현실적으로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본입찰에 두 기업이 써낸 가격이 이베이코리아의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면 입찰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높은 금액에 인수를 강행했다가 재무 상태 악화로 이어지는 ‘승자의 저주’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쿠팡 등 타 이커머스 기업과는 달리 15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등 흑자기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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