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잠행 깨고 나온 윤석열, 국민과의 소통은 과연
대권 도전 선언한 윤석열, 오랜 잠행 깨고 나와
국정 비전·과제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나
그동안 화법으로 임할 경우 실망감 커져
국민과 적극적 소통 위해 자세 전환 필요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디어 겨울잠을 깨고 비상을 위해 날개짓을 하기 시작했다.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 선언을 한다. 윤 전 총장이 이제 본격적인 정치인 생활을 하게 된 셈이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이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다. X파일을 비롯해 처가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 가장 큰 것은 ‘국민과의 소통’이다. 검찰 조직의 문화를 버리고 국민과 얼마나 소통을 할 수 있을지에 따라 윤 전 총장의 성패가 달려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디어 대권 도전을 선언한다.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도대체 언제 출마 선언을 할 것인지에 대해 왈가왈부였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이 드디어 대권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15분 분량의 연설을 할 예정이며, 그 이후 40분간 일문일답을 한다. 일문일답에는 X파일에 대한 질문도 담겨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단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전언 정치 끝내고

이날 대권 도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전언 정치’ 혹은 ‘측근 정치’를 끝내고 직접 나서서 국민과 소통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자신과 둘러싸인 X파일에 대해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윤 전 총장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집권 플랜이나 정책 혹은 비전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순히 검찰총장을 역임하면서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는 이유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즉, 윤 전 총장은 정권심판론 바람을 타고 일단 순항을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권심판론 바람이 잠잠해진다면 윤 전 총장의 항로는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 그리고 집권플랜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을 ‘반사체’로 표현한다. 문재인 정부가 윤 전 총장을 공격하면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권에서는 ‘반사체’만으로는 대권을 잡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반사체가 아닌 발광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자면 핵심은 역시 국민과 얼마나 소통을 하는지가 가장 큰 중요한 문제다. 윤 전 총장이 현재까지 국민과 소통한 경우가 많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언론에 등판한 경우는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국회의원들과 설전을 벌일 때이다. 즉, 국민으로서는 윤 전 총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

국민과의 소통이 문제

결국 핵심은 국민과의 소통이 문제다. X파일 논란이 있지만 X파일 논란은 국민과의 소통이 얼마나 원활히 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장모의 1심 선고가 다음달 2일로 예정돼 있지만 처가 리스크는 국민과의 소통으로 충분히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핵심은 윤 전 총장이 대통령으로서 ‘깜냥’이 되는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얼마나 알려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국민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할 수 없다. 대변인 정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서 X파일 등에 대해 직접 답변을 하겠지만 다시 문을 닫고 대변인 정치를 한다면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해 국민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즉, 이날 기자회견이 1회성 이벤트가 아닌 기자들과 항상 소통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기자들과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대권 도전을 한 여러 정치인들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기자들과의 소통을 계속 해왔던 인물들이다.

일방통행식 소통 방식 안돼

더욱이 윤 전 총장은 검찰 조직에 몸 담았던 사람이라는 점에서 소통 방식이 과연 ‘정치인 화법’을 담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예컨대 일방통행식 화법을 사용하거나 민주적 리더십이 결여된 그런 소통을 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실망감은 상당히 커질 수 있다.

검찰은 검사동일체 원칙이나 상명하복 문화가 강하다. 윤 전 총장은 그런 습속이 몸에 익혀져 있기 때문에 민주적 리더십에 의한 소통이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다른 고민은 ‘정권심판론’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정권심판론 바람을 타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것은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여러 국정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이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반사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반사체가 아니라 ‘발광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결국 정권심판론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경제, 노동, 복지,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국정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와 함께 시대정신을 담아내야 한다.

윤 전 총장이 ‘공정’ ‘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호한 화법’이다. 이런 모호한 화법을 깨고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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