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수산업자 김모씨와 관련한 온갖 의혹이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의 옥중생활은 거물 사기꾼으로 재탄생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한 명의 인맥으로부터 시작된 사기의 전말이었다. 유력 정치인, 언론인, 검사 등에게 외제차를 선물하거나, 고급 해산물 선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씨의 행각에 정치권, 언론, 법조계 모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김씨의 사기행각은 2016년부터 시작된다. 그는 변호사 사무장을 사칭, 1억원대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리고 2017년 12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됐고, 출소 이후 배 위에서 얼린 오징어 매매사업을 하겠다면서 100억원대 이르는 투자금을 끌어모았는데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사기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기의 시작은 2017년 경북 안동교도소에서 시작됐다. 수감당시 전직 언론인 송씨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송씨는 기자 출신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친분이 있었다. 그리고 20대 총선 예비후보에 나섰다가 선거법을 어겨 구속수감됐다.

이후 김씨는 출소를 한 이후 송씨를 찾아가 “정치를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고, 송씨는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박영수 특별검사, 김무성 전 대표, 주호영 의원 등을 소개해줬다.

그리고 송씨가 속해 있던 언론사 부회장의 직함을 김씨에게 줬다. 김씨는 언론사 부회장 직함으로 인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포르쉐를 몰고 다니며 1000억원대 자산가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국회의원들에게 독도새우, 대게, 전복 등 고급 해산물을 선물했다.

김씨는 선물을 보낼 때 배송 업무를 맡았던 직원이 선물을 배달 한 뒤 사진을 찍어 김씨에게 보고를 했다. 결국 선물을 받은 유력 정치인들이 나중에 다른 말을 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선물을 받은 선물 대상자는 총 27명인데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자와 아닌 사람이 혼재돼 있고, 선물 대상자이면서 사기 피해자도 있기 때문에 경찰 조사는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평소 지인들에게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캠프 시절 자신이 캠프에서 일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자랑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해당 편지를 보낸 바가 없으며, 문 대통령이 보낸 편지의 형식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전형적인 사기수법’이라고 규정했다.

경찰은 김씨가 어떤 식의 사기 행각을 펼쳤는지에 대해서 면밀히 조사 중에 있어 그 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김씨와 인맥을 쌓았던 사람들은 저마다 손사레를 치고 있다. 단순히 아는 정도이거나 자신도 피해자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탁금지법 대상자이면서 피해자이고,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와 2년 전 식사한 사실을 밝히며 “그때 (그 사람이) 하는 말들이 황당해서 받은 명함에 적힌 회사 사무실 소재를 알아보니 포항의 어느 한적한 시골의 길거리였다”며 “사기꾼의 특성은 대부분 명함에 많은 직함이 적혀있고 과시적 소비욕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만나 자기가 포르쉐, 벤틀리 등 차가 다섯대나 있다고 스마트폰 사진을 보여줄 때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봤다”며 “당할 것도 없지만 그런 사람에게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정치를 하다보면 지지자라고 하면서 만나는 수없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 사람들과 한두번 만났다고 해서 바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번 경우도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