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입당한 최재형 vs 외곽에서 버티는 윤석열

최재형 입당으로 야권 대선 지형 변화 불가피
앞으로 국힘 지원 속 스포트라이트 받을 듯

윤석열의 마이웨이, 오히려 지지율 하락
악재 겹친 윤석열에 김종인 돌파구 되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뉴시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설 예비후보자 등록이 7월 12일부터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막을 올렸다. 그러한 가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야권의 대선 지형이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당초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과 단일화를 원했지만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면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단일화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의 운명이다. 윤 전 총장의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심상찮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203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6월 4주 조사 대비 4.5%포인트 하락한 27.8%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3.6%포인트 오른 26.4%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는 9.5%포인트에서 오차범위(±2.2%P) 내인 1.4%포인트로 좁혀졌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7.2%포인트 상승한 15.6%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5.2%, 최재형 전 감사원장 4.2%,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3.6%, 유승민 전 의원 2.0%,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1.7%, 정세균 전 국무총리 1.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했다. 통계보정은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론조사 심상찮아

해당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른바 윤석열 대세론이 흔들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면서 윤 전 총장의 대세론은 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국민의힘이 더 이상 윤 전 총장에게 매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계속해서 8월 경선 버스 출발을 외치면서 윤 전 총장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언급해왔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이 입당하면서 ‘자강론’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윤 전 총장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윤 전 총장에게 계속해서 8월 경선 버스에 탑승하라고 요구하겠지만 그 빈도나 강도가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신 최 전 원장을 띄우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최 전 원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권주자들의 견제도 있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지원은 하지 않겠지만 윤 전 총장에게 기울어진 사랑을 최 전 원장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에게 쏟아 부었던 관심도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과도 연결된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지분 중 국민의힘 지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 대신 대안 후보를 발굴한만큼 윤 전 총장을 지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최 전 원장에게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되는 대목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중 일부는 7월 안에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행보에 대한 비교는 계속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시베리아 벌판에 놓여 있는 윤 전 총장과 달리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대선 행보를 걸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보수 언론의 관심도 역시 윤 전 총장에서 최 전 원장에게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 대항해서 만든 이미지라는 점에서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의 관심도가 더 떨어지게 된다면 그에 따른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재형 관심도 높아져

반면 최 전 원장은 오히려 언론의 관심도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최 전 원장은 곧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며, 이에 대선 출마 선언문을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회 근처에 대선 캠프 사무실을 차렸고,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대거 캠프에 합류시키는 상황이다. 특히 윤 전 총장에 비해 정무적 판단이 우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무적 판단이 우월하다는 것은 그만큼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전 총장의 아킬레스건이 정무적 판단이 약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캠프 내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계속해서 좁혀지거나 역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윤 전 총장은 처가 리스크 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최 전 원장과는 다르다. 윤 전 총장의 장모는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데 이어 8월 12일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에 대한 선고도 받는다. 만약 이날 재판 선고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는다면 윤 전 총장의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국민대학교에서는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만약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린다면 그에 따른 타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 전 원장은 아직까지 드러난 의혹이 없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윤 전 총장보다는 최 전 원장을 성장시키는 것이 ‘자강론’에 맞는 것이기 때문에 최 전 원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등을 거쳤기 때문에 여권에서 최 전 원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을 했던 사람이 갑자기 야당 대권주자로 세워진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대선 본선까지 먹혀들어갈 전략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여당으로서도 최 전 원장보다는 윤 전 총장을 공격하는 것이 더 쉽다. 즉, 최 전 원장이 공격받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의 돌파구는

더욱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최근 정치적 행보를 살펴봐도 오히려 최 전 원장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 전 총장은 접촉면을 주로 중도층 인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비공개 회동 이후 사진이나 영상을 언론사에 배포하는 방식을 취한 반면 최 전 원장은 즉각적인 언론 대응을 하고 있고, 주로 전현직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만남을 가진다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윤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윤 전 총장의 대세론이 무너지게 된다면 그에 따른 타격은 상당히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윤 전 총장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윤 전 총장에게 필요한 사람은 바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말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대세론이 무너지기 전에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을 찾아서 삼고초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윤 전 총장이 대선을 끝까지 완주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윤 전 총장으로서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은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11월 여론조사 야권 단일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5%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다. 윤 전 총장은 계속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속은 상당히 타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현재 윤 전 총장은 위기 상황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