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조사에 반발해서 사퇴 선언한 윤희숙
당 안팎에서는 사퇴 선언이 오히려 황당 반응
정치적 부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탈당’ 요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탈당해야 하는 분위기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은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소속정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본인은 사퇴를 희망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모두 사퇴를 시킬 경우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황당해 했던 여당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친의 부동산 위법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방귀 뀐 사람이 성을 낸다는 속담이 있듯이 자신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왜 의원직 사퇴까지 꺼내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자신이 떳떳하다면 오히려 의원직 사퇴가 아니라 의원직 사수를 통해 자신의 떳떳함을 증명해야 하는데 오히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함으로써 자신의 떳떳함을 증명한다는 것이 통상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퇴쇼’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했다.

의원직을 내려놓기까지는 회기 중에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103명인 것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져야 의원직 박탈이 가능하다.

따라서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 선언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우기 위한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더불어민주당은 판단했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괘씸하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도 모자를 판에 자신의 정치적 도박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 정치적 도박에 대한 부담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점차 수긍하는 여당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왜 윤 의원이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냈는지 수긍이 간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왜냐하면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연인’으로서 검찰 등의 수사를 받는 것보다 의원직으로서 수사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 의원직 사퇴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윤 의원은 사퇴를 선언하면서 권익위 조사는 잘못된 조사라고 주장을 했다. 사퇴 찬성표를 던지면 권익위가 잘못됐다는 윤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사퇴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권익위 조사에서 12명의 의원이 연루된 결과가 나왔다. 만약 윤 의원을 사퇴시키게 된다면 12명에 대해서도 사퇴를 시켜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런 이유로 더욱더 사퇴를 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탈당하라고 윤 의원에게 요구하고 있다. 탈당을 해서 조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사퇴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도 복잡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복잡하다. 윤 의원은 죄가 없다고 옹호를 하고 있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죄가 발견된다면 그에 따른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아직 드러난 것도 없는데 사퇴를 시킬 경우 오히려 과열된 양상으로 치닫게 된다. 또한 윤 의원을 사퇴시킬 경우 국민의힘 소속 다른 11명에 대한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고 사퇴를 시키지 않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윤 의원 관련 의혹이 사실로 규명될 경우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탈당을 해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아서 무혐의를 받으면 그때 국민의힘으로 복당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계속 버티면서 사퇴를 시켜달라고 요구할 경우 국민의힘에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윤 의원이 탈당을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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