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정훈 기자】 안병두 코백회 부울경지부장(49)은 백신 접종 후 각종 질병을 겪고 있는 지수복(48)씨의 남편이다. 그의 아내는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 후 부작용 증상이 있었지만 약을 복용한 후 건강이 회복돼 7월 2차 접종도 무리 없이 진행했다. 지씨는 접종한 뒤부터 1차 때보다 강한 강도의 증상을 보이며 호흡곤란과 발열, 구토 등 통증이 있었지만 그저 백신 접종 후 으레 있는 증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갈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져 지씨는 동네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심장과 폐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4개월이 넘도록 현재까지 지씨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안 지부장은 백신 부작용 공포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말만 믿고, 백신을 맞은 죄 밖에 없다”며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가 없는 현실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생지옥에 살고 있다”며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대책 마련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보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백신 피해자 지원대책 토론회에 참석을 위해 경남 창원에서 올라온 안병두 지부장을 만나 백신 접종 후 벌어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코백회 부산·울산·경남 지부장을 맡은 안병두입니다.

Q. 현재 사모님 건강상태는 어떤가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치료가 진행되고 있어 코백회에서 진행하는 활동에 참여하기가 힘든 상태입니다. 중증환자다 보니 어디 가지도 못하고 있죠. 오늘도 잠깐 올라 온 거라 저녁에 버스 타고 바로 내려가야 됩니다. 아내가 7월 11일에 입원해서 4개월 넘게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Q. 사모님 평소 건강상태는 어땠습니까.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내가 1차 백신접종을 한 후 6월에 양로원에 취직하면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간과 심장에 당시 아무런 증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간 수치도 정상, 심장도 정상으로 비정상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6월 18일 받았습니다. 그러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려면 백신 접종을 안 할 수가 없어서 최우선으로 2차 백신을 맞게 됐습니다.

Q. 사모님 백신접종 당시 상황이 궁금합니다.

4월 20일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했습니다. 당시 발열과 경미한 증상들이 있었지만 타이레놀과 설사약을 먹고나서 괜찮아졌습니다. 1차 접종에 문제가 없어 자연스럽게 2차 접종을 예약했고 7월 6일 화이자로 2차 교차접종을 했습니다. 당시 정부에서 교차접종에 문제없다고 했기 때문에 당연히 믿고 2차 접종을 감행했습니다. 1차접종과는 사뭇 다른 과한 증상들이 나타났지만 약먹으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에 약만 먹고 4일정도 집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몸이 안 좋아지고 1차보다 증상의 강도가 세져 7월 10일 오후 2시쯤 집 근처 병원에 갔습니다.

Q. 입원 후 병원에서는 어떤 진단을 내렸나요.

의사는 설사, 발열 등 증상들이 장염과 비슷하다면서 장염진단을 내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확진자도 많이 없고 백신부작용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가 없어서 설마하는 마음으로 하루만 입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에도 아내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해 병원에 가서 CT 촬영을 했더니 간 수치가 높게 나오고 폐에 물이 찼다고 하더군요. 결국 큰 병원으로 가야 될 거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급히 사설 구급차를 불러서 아내를 대학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될 거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 했습니다.

Q. 대학병원에서 옮겨진 뒤 차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데, 그 사이 아내가 심정지 상태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곧바로 의식회복 치료를 하게 됐는데 의사는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수술에 필요한 심장을 구해 장기이식을 진행했고 의사는 떼어낸 심장을 보여주면서 일주일까지는 보관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때 저는 이 장기로 역학조사를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의사와 상담을 받은 뒤 사비를 들여 양산의 한 병원으로 장기를 전달했습니다. 2개월 뒤 아내의 심장에서 심근염증상이 발견됐다는 판정을 받고 경상남도 역학조사관이 이를 질병관리청에 보고했습니다.

Q. 백신 부작용 의심 사례라고 신고했을 때, 병원과 정부의 반응은 어땠나요.

보건소에서 전화가 딱 한 번 왔습니다. 그것도 그냥 상황을 설명하는 정도였지 그 이후로는 별다른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입원한 후에 함안 보건소에 가서 신고접수를 하러 갔더니 별다른 안내도 없고 무조건 기다리라는 말만 했습니다. 접수 후 120일 안에 결과가 나온다며 결과를 보고나서야 뭘 할 수 있다고만 답하더군요. 지금 아내의 생사가 위태로운데 별다른 대처도 안 하고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너무 답답했습니다. 정부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부작용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만 철썩같이 믿고 접종을 했습니다. 전부 거짓말입니다. 백신피해를 입은 것도 억울한데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제가 직접 뛰어다니고 설득하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처참합니다. 코로나 확진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금도 주고 생활용품도 다 제공하고 백신을 안 맞으면 안 될 것처럼 홍보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정부 말만 믿고 접종했는데 백신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Q. 현재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요.

제가 지난달 7일 국정감사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생지옥입니다. 집에 아이들 밥도 제대로 못 먹이고 너무 힘든 상태입니다. 저는 아내와 백신접종을 하기 전만 해도 맞벌이해서 먹고 살 만큼 벌고 생활했습니다. 지금 생업은 당연히 포기했고, 의료비는 8000만원 넘게 나왔습니다.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인과성을 인정되지 않지만 의료비는 지원이 되는 4-1을 받아서 지원금이 나오지만 심사도 6개월 정도 걸리고 최대 1000만원이라 얼마가 나올지 모릅니다. 한순간에 정말 너무 힘든 상황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Q. 인과성을 입증하고 백신 피해를 주장하는 과정 중 가장 힘드셨던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7월 13일 한 군인이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심근염으로 사망했고, 심의 결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과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실제로 화이자 백신 부작용으로 심근염이 있습니다. 아내의 수술을 진행한 의사 역시 아내는 화이자 백신접종 후 급성심근염이 발생했고 백신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소견서를 써줬지만 끝내 질병관리청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화로 왜 근거가 불충분하냐고 물었더니 그저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화이자 백신에 대한 학술지를 참고자료로 보여주니까 해외 학술지는 안 된다며 국내 학술지가 인정이 된다는 억지를 부리더군요. 주치의도, 역학조사관도 인과성이 있다고 하는데 질병관리청만 인과성이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들고 지치게 만듭니다.

Q. 심의결과 안내문은 어떻게 적혀있나요.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심의결과 안내문이라고 왔는데 ‘심근염은 인과성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연구가 불충분해 인과성 평가 불충분 사례 관련 근거가 축적되면 재평가하기로 함’이라는 세 줄이 적혀있었습니다. 근거가 축적되면 재평가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정말 황망합니다. 무슨 기준으로 심사한거냐, 회의록이나 평가기준을 알려달라고 해도 절대 안 알려줍니다. 국회의원이 요청을 해도 안 보여줍니다.

Q. 추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간병하느라 멀리 가진 못하지만 정부와 끝까지 싸우고 인과성을 인정받을 겁니다. 꼭 사과받고 보상받을 때까지 맞설 겁니다. 멀쩡한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놓지 않았습니까.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이게 무슨 나랍니까. 정부가 부작용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없는데 백신을 맞을 이유가 없습니다. 정부에 속아 접종할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