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길 회장 등 고위 임원, 이재명 후보에 고액 후원 드러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재명 후보 측근들도 쌍방울과 관련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매입 등으로 야권과도 관련 ‘테마주’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쌍방울그룹 양선길 회장 등 고위 임원들이 이재명 대선후보에 고액의 후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쌍방울과 정치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여야를 넘나드는 연결성으로 대선 테마주로 자주 분류돼 왔다.

지난 24일 세계일보와 KBS의 보도에 따르면 양선길 회장과 쌍방울 김세호 대표는 지난 7월 9일 이재명 후원회에 각각 개인 후원으로는 최고 한도인 1000만원씩 후원했다. 이외에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광림의 한 임원도 이재명 후원회에 후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쌍방울그룹은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도 도마에 올라 있다.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지난달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도 18일 수원지검을 방문해 이와 관련한 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제기되는 의혹의 내용을 보면 쌍방울이 발행한 2차례의 전환사채(CB)가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에 활용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쌍방울이 2018년 11월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CB는 착한이인베스트가 인수했는데 착한이인베스트 최대주주가 김 전 회장(당시 쌍방울그룹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쌍방울그룹에서 김 전 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풍문도 있다.

ⓒ쌍방울그룹
ⓒ쌍방울그룹

이 후보와 연관된 인물들 또한 쌍방울과 관계가 있다. 민주당 경선기간에 이재명 후보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는 쌍방울 계열사인 비비안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재명 후보 변호를 맡았던 나승철 변호사와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도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의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화영 킨택스 대표 역시 쌍방울 사외이사였다.

국민의힘 김병민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이화영 킨택스 대표는 쌍방울그룹에서 사외이사로 법인카드를 받아 흥청망청 썼다고 한다. 권력에 취해 기업의 돈을 자신의 금고처럼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해찬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인인 정치인도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쌍방울그룹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화수분’인가”라고 지적했다.

쌍방울은 야권과도 연결점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쌍방울은 다양한 테마주를 형성하려 여러 재료를 생성하는 기업”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저를 매입한 회사도 쌍방울 자회사이고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 회장도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라고 공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는 경매를 통해 쌍방울그룹 포비스티앤씨의 계열사인 아이오케이컴퍼니가 매입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는 연예기획사로 배우 고현정, 조인성 등이 소속돼 있으며 200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현재 쌍방울그룹 한성구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윤사모 홍경표 회장이 사외이사로 등기돼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쌍방울트라이는 2011년 8월 미래희망연대 대표였던 이규택 전 의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적이 있다. 쌍방울트라이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친박계인 이 전 의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대선 테마주로 분류돼 급등하기도 했다.

쌍방울은 지난달 12일 공식입장을 내고 변호사비 대납설 의혹에 대해 “허무맹랑한 명박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 영입 관련에 대해서도 “기업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고위 임원들의 이재명 후보 후원과 관련해 “광림의 해당 임원의 경우엔 9월 17일에 선임돼 광림에 소속되기 전에 후원했다”면서 “(후원은)개인적인 문제이고 회사와 상의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의도치 않게 테마주로 분류됐다”면서 “사실무근인 의혹들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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