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아프리카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하바롭스크 발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제공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아프리카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하바롭스크 발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전염력과 증상의 정도, 백신 접종을 무력화 시킬 만큼의 위험성이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엔 세계보건기구(WHO)는 위험도가 ‘대단히 높다(very high)’며 경고하고 있다. 확산세도 예의주시할 상황이다.

CNN,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국가는 총 17개로 늘었다. 17개 국가별 확진자 수는 포르투갈 13명, 스페인 1명, 스웨덴 1명, 호주 2명, 오스트리아 1명, 벨기에 1명, 보츠와나 19명, 캐나다 3명, 체코 1명, 덴마크 2명, 독일 3명, 홍콩 3명, 이스라엘 2명, 이탈리아 4명, 네덜란드 13명, 남아프리카공화국 77명, 영국 9명 등이다.

같은 날 WHO는 제네바 본부에서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세계적인 위험도는 초기 증거들을 근거로 분석할 때 대단히 높다”고 경고하면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초기 증거들을 종합해볼 때 기존의 면역 체계를 회피해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능력이 강한 변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WHO 경고는 최근 오미크론에 관한 공식발표로는 가장 강력한 수준이며, 각 회원국들에게 보낸 과학기술 보고서에도 담았다.

아직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자는 보고된 것이 없다. 하지만 지난 주 WHO의 한 자문위원회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코로나19 면역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재감염 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WHO는 과학자들이 더 확실한 증거를 찾아 변이종에 대한 분석이 끝날 때까지 세계 각국은 되도록 신속하게 백신 접중을 추진해야한다고 권고한다.

게다가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감염병 학자는 오미크론이 첫 ‘면역 회피 변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드로스텐 학자는 지난 28일 밤 국영 ZDF방송 프로그램 '오늘의 저널(heute journal)'에 출연해 “오미크론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경미한 증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오미크론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고 경과를 봐야하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것”이라며 “첫 면역회피 변이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에 대해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라며 “백신은 심각한 증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접종을 촉구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은 이미 부스터샷(추가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오미크론 감염자은 노령층이 많은 기존 코로나19보다 대부분 20대와 30대들이 많아 접종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또한 변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때까지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은 부스터샷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9일(현지시간) 백신 부스터샷에 대한 권고를 강화하면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지 6개월이 넘은 모든 성인, 혹은 얀센 백신을 맞은 지 2개월이 넘은 모든 성인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국도 백신 부스터샷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했다. 영국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는 이날 성명을 통해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동안은 40세 이상만 부스터샷 대상이었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 27일부터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부스터샷 대상을 확대했다.

오미크론은 유전자에 50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중 32개는 코로나19가 인체 세포에 결합하는 열쇠 격인 스파이크(돌기)에서 발생했다. 델타 변이가 스파이크에 돌연변이가 16개 발생한 것에 비하면 두 배나 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백신의 보호 효과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다른 변이에 비해 방어력이 떨어지더라도 추가 접종을 통해 바이러스 중화항체(세포의 감염을 방어하는 항체)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리나라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될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0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된다면 현재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서두르고 단체 모임 자제 등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제52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해외에서는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아직 많은 정보가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해서 기존의 방역체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접종도 필수다. 백신접종을 완료한 지 60세 이상은 4개월, 50대 이하의 경우 5개월이 지났다면 조속한 추가접종을 부탁드린다. 최근 감염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층의 접종률은 아직 미미하다. 이들의 적극적인 백신 참여를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