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모금액 20조원, 사상 최고치
“올해 IPO 예상기업, 최대 140여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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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130여개의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공모금액은 약 20조원으로 2020년 4조7000억원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종전 최대 규모였던 2010년 10조원과 비교해도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에 따른 상장 시가총액은 104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올해 IPO 예정 기업을 130~140개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IPO를 주도한 IT기업들의 상장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소재·부품·장비 관련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이어져 당분간 IPO에 나서는 기업의 수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거래소 KIND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상장한 기업은 총 134개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27개의 기업이 상장했고 코스닥과 코넥스에 각각 100개, 7개의 기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IPO 시장에 막대한 투자금이 몰리면서 기관수요예측과 일반청약경쟁률도 역대 최고치인 1173:1, 1177:1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크래프톤으로 4조3000억원의 공모금액이 모였다.

이어 카카오뱅크(2조6000억원), SK아이테크놀로지(2조2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5000억원), 카카오페이(1조5000억원의) 등도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 냈다.   

상장 당시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달성한 곳은 크래프톤으로 약 24조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크래프톤은 신작 흥행부진과 투자 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연일 최저가를 이어가며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16조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IPO 시장의 전체적인 수익률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54.9%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일 종가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 공모가 6만5000원에서 19만6500원으로 202%나 상승했다. 

2022년 IPO 공모 기업수 및 공모금액 전망 ⓒ유진투자증권

IPO 공모금액, 또 최고치 경신할까

이 같은 기대에 힘입어 올해 공모금액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SSG닷컴, 마켓컬리, 원스토어 등 IPO 대어들이 잇달아 상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는 27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023 대 1’이라는 유가증권시장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보이며 예사롭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공모 규모는 4250만주, 12조7500억원 수준이지만 수요예측의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상장 후 시가 총액 역시 확정 공모가 30만원 기준 70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코스피 입성은 이달 말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내달 진행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5만7900~7만5700원 수준이다. 만약 공모가 상단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면 시가총액 규모는 모회사인 현대건설을 넘어 6조원에 달하게 된다.

이밖에 친환경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포한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12월 13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마켓컬리와 쏘카가 국내 유니콘 기업 최초 유가증권시장 상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통업계의 IPO 러쉬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4조원으로 평가 받고 있는 마켓컬리는 물론, SSG닷컴과 CJ올리브영도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특히 SSG닷컴과 마켓컬리가 상장한 후에는 자금을 확보한 새벽배송 기업들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이를 기반으로 올해 IPO 예정기업 수가 지난해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공모금액은 18~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장 기업수가 회복됐고 공모금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라며 “2020년 초부터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대어급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고 IPO 펀드의 높은 수익률이 지속되면서 기관의 투자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IPO 예상기업은 지난 5년간 평균인 129개 기업 대비 소폭 상향한 130~140여개로 예상한다”라며 “최근 기술특례 기업 및 소부장 기업 상장 완화 등으로 인해 기업의 상장 추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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