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시사···정점 향해
오미크론 치명·중증화율 계절독감 2배 수준
경계하되, 확진자 수에 민감할 필요는 없어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을 시사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3일 “위중증과 사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 방역 당국에 엔데믹과 관련한 시나리오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확인된 수치를 보면, 오미크론이라는 우리가 싸우고 있는 기동성이 강한 적의 실체는 분명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2년간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이다. 그 중에서 100만 명이 최근 15일 사이에 발생했다”며 “그렇게 되면 사망자 숫자도 반이 되어야 될 텐데, 7.8%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또 “국내 확진자를 대상으로 질병청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치명률과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의 4분의 1 수준, 계절독감에 비해서는 약 2배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김 총리는 특히 “50대 이하로 내려갈수록 위험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3차 접종을 마친 경우 계절독감 수준 이하로 감소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지금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오미크론의 실체는 이제 분명해졌다”며 “고위험군에 의료역량을 집중해서 위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상 확충, 3차 접종, 먹는 치료제가 이를 위한 대응책”이라고도 했다.

김 총리는 아울러 “우리는 이미 오미크론에 능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잘 갖췄다”며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계를 늦춰서도 안 되지만, 확진자 수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총리는 “방역에 대한 경각심과 방역수칙 이행이 느슨해져서는 안 되겠지만, 과거와 같이 확진자 수만 가지고 지나친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오미크론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며 “그러나, 위중증과 사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우리들의 방역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총리는 재택치료와 관련해선 “갑자기 늘어난 재택치료 확진자들에 대한 여러 가지 치료 과정에서 약간의 불협음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로 당황하실 필요가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지 정부는 국민 여러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그런 조치를 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런 시스템이 갖추어졌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총리는 “지금 52만명의 확진자가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며 “최근 매주 2배씩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보건소의 업무부담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 국민들은 정부의 안내에 따라 치료나 처방은 동네 병·의원 또는 의료상담센터로, 생활지원 문의는 행정상담센터로 연락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이제 중앙부처 공직자까지 여러분들을 돕도록 배치하겠다”며, 각 지자체에도 “공직자들을 마지막 방역과의 싸움에 꼭 배치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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