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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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사모투자펀드 KCGI가 제시한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조원태 회장이 압승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진칼은 23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제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가 제안한 ▲이사자격 강화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전자투표 도입 등의 안건 등의 의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KCGI가 주주제안에 나선 것은 2020년 주총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KCGI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함께 3자연합을 결성하고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장악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지만 주총에서 패한 후 공식해체를 발표했다. 

이후 KCGI는 지난달 14일 다시 한 번 주주제안에 나설 것을 공표했다. 한진칼이 2020년 말과 2021년 3분기말 누적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한진의 조현민 사장 선임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총 역시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회사가 제시한 한진칼 류경표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80%의 찬성을 받아 통과됐으며 연세대학교 주인기 명예교수, 법무법인 율촌 주순식 전 고문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가결됐다. 

반면 KCGI가 추천한 이화여대 서윤석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은 부결됐으며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과 이사 자격 기준 강화를 위한 정관 변경안 등도 주총을 통과하기 못했다. 

업계에서는 주총 시작 전부터 조 회장의 승리를 예견했다. 지분 약 10%를 보유한 KDB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우호지분율이 44.7%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되고 조 회장 체제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조 회장은 이날 한진칼 석태수 대표이사를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그룹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 경영방침은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 및 유동성 확보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성공적으로 재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 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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