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부자 몸조심 vs 민주당은 읍소
국민의힘, 9곳 이상 vs 민주당, 4곳 정도
여야 지도부, 수도권에 집중 유세 펼쳐
김포공항 이전 공약, 제주도 선거 영향

투표로 밝히는 온 동네. [사진제공=뉴시스]
투표로 밝히는 온 동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6.1 지방선거가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핵심은 광역단체장 판세 전망과 함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이다. 여야는 판세 분석에 있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초반에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해볼만 하다는 판단을 했지만 막판으로 가면 갈수록 목표 하향 수정을 했을 정도이다. 국정 안정론 바람이 거셌을 뿐만 아니라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외면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1 지방선거에서 승리의 여신은 과연 누구에게 미소를 보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랙아웃 이전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우세했고, 민주당은 다소 불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부자 몸조심’ 전략에 들어갔고, 더불어민주당은 ‘읍소 전략’을 구사했다. 통상적으로 앞서가는 정당이나 후보는 ‘부자 몸조심’ 전략을 구사한다. 상대 정당의 조직력이 강하니 자신의 지지층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밴드웨건 효과의 반사효과 때문이다.

밴드웨건 효과는 달리는 마차에 올라타는 것인데 그것은 그동안 자신이 찍을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가 1위를 달리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꾸로 적극 지지층이 아닌 소극 지지층에게는 “1위를 달리니 굳이 내가 투표장에 가지 않아도 당선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히려 역전을 당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부자 몸조심’ 전략을 구사한다.

여야 선거 전략

반면 읍소 전략은 ‘미워도 다시 한번’ 전략이다. 애정을 갖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 못 마땅해하는 지지층 유권자들에게 “회초리를 맞겠습니다”라면서 읍소를 하는 전략으로, 결국 “그래도 내가 찍은 정당의 후보가 당선돼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투표장에 가게 하는 전략이다.

이런 부자 몸조심 전략과 읍소 전략이 과연 막판 판세를 어떤 식으로 바꿀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블랙아웃 이전 여론조사 등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9곳에서 우위를 보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과 제주 등 4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경기, 인천, 대전, 세종 등은 접전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 막판 유세를 수도권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들 지역에서의 승패가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변곡점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아예 호남을 제외한 14곳에서 승리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조선일보 유튜브에 출연해서 14곳의 승리를 자신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흥미위주로 금메달 개수세기 식의 광역단체장 숫자를 언급해줄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핵심은 제주지사를 빼앗아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꺼낸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맹폭을 가했다.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들끓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

이 위원장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합친 후 김포공항 자리를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것이 제주도 민심을 들끓게 만들었다.

제주도는 ‘섬’이기 때문에 ‘배’나 ‘비행기’로 이동해야 한다. 수도권 주민들이 제주도를 가기 위해서는 김포공항을 통해 제주공항에 내려야 한다.

그런데 김포공항이 사라진다면 수도권 주민들은 인천공항이나 청주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제주도민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관광객이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인천공항을 이용해서 제주도로 가기 보다는 인천공항을 이용해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도 경제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식의 비난을 가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과도한 정치공세라는 입장이다.

이것이 제주도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4곳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엉뚱하게 제주도로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박 위원장이 지난 2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면서 86 용퇴론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그 이후 비대위회의에서 윤 위원장은 책상을 탁치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증폭됐다.

민주당 내홍

다만 최근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이 화해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30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재명 후보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이 후보와 함께 손을 맞잡는 것으로 화해를 했다.

하지만 이것이 등 돌린 지지층을 다시 돌아오게 할지는 미지수다. 박 위원장이 연일 계속해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지지층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말에 ‘코끼리’를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진정성이 있을지 몰라도 계속 그렇게 사과를 함으로써 오히려 유권자들에게는 민주당의 부정적 이미지만 각인됐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상당히 낮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계속해서 민주당의 부정적 이미지만 각인시키게 만들면서 투표 의욕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박 위원장에게 문자폭탄을 보내고 있다. 심할 경우 하루에 1만건의 문자폭탄을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변수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이다. 이재명 후보가 출마했을 때는 당연히 이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심히 당혹스런 분위기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인천 계양을로 출동을 하면서 이 후보가 당초 수도권 지원 유세 등을 할 계획이 무산됐다. 이는 수도권 전체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후보 입장에서도 정치적으로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이 후보가 당선이 된다고 해도 어렵게 당선이 될 가능성이 있고, 당선이 된다고 해도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한다면 특히 수도권에서 패배를 한다면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비대위 역시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