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25일 코엑스 메가박스 열린 영화 <비상선언> 기자간담회

25일 오후 영화 &lt;비상선언&gt;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단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nbsp;ⓒ투데이신문<br>
25일 오후 영화 <비상선언>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단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주영 기자】올여름 유일한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이 8월 극장에 착륙한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비상선언>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재림 감독과 배우 김남길, 김소진, 박해준, 송강호, 이병헌, 임시완, 전도연이 참석했다.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인 영화 <비상선언>은 <관상>,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한재림 감독은 “이 기획을 제안받았을 때가 10년 전이었다. 캐스팅을 시작할 때는 팬데믹이 오지 않을 시기였다”며 “특정 재난이 아닌 재난 자체에 속성을 들여다보면 더 많은 함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lt;비상선언&gt; 한재림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nbsp;ⓒ투데이신문<br>
영화 <비상선언> 한재림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캐스팅 관련 질문에 한 감독은 “캐스팅에 영감이 된 건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이었다. 테러범의 기사를 찾아봤는데 정말 평범했고, 집안도 어렵지 않았다. 심지어 친형은 동생이 총기에 관심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더라”며 “전혀 그런 일을 벌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이야기의 시작점이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미스테리한 승객 ‘진석’ 역을 맡은 임시완은 “그동안 작품을 선택할 때 행동에 당위성이 있는 작품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없었다”며 “당위성 자체가 없었던 역할이었다. 그렇기에 이 역할을 표현하는데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이병헌은 극 중 비행 공포증이 있는 ‘재혁’ 역을 맡았다. 그는 비행기 트라우마가 있는 역할을 어떻게 연기했냐는 질문에 “20대 중반 처음으로 비행기에서 공황장애를 겪어본 적이 있다”며 “공황장애의 느낌과 증상은 그 이후로 여러 번 경험했다. 공황장애를 느낄 때의 호흡이 있다. 불안한 눈빛, 가지고 다니는 약들이 낯설지 않아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베테랑 형사 팀장 ‘인호’를 연기한 송강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평범한 재난 영화나 장르물로 이해했는데 작업해나가면서 한 감독이 재난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어른스럽게 다가간다고 느꼈다”며 “어떤 기교나 말초적인 표현들을 통해 자극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묵직하게 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밀양> 이후 전도연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많은 신은 아니었지만 호흡을 맞춰서 좋았다”며 “남성 중심의 영화라 전도연 씨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보석 같은 존재감을 보여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도연은 “<밀양> 이후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며 “송강호 씨가 한 작품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고 화답했다. 

영화 <비상선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투데이신문

전도연은 영화에서 국토부 장관  ‘숙희’ 역을 맡았다. 그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리액션이 쉽지 않았다”며 “극 중에서 권력자이긴 하지만, 재난 상황 앞에서는 나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더라. 연기하면서도 답답함을 좀 느꼈다”고 말했다. 

부기장 ‘현수’ 역의 김남길은 “기장으로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비행기 조정 훈련을 했다. 재난 관련 영화지만 비행기 기장으로서 진짜같이 해보고 싶었다”며 “렌딩 하는 시뮬레이션부터 비행기를 조정할 때 버튼을 보지 않고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연습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현수’ 역의 박해준은 “영화에 필요한 부분을 제가 메꿨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촬영했다”며 “늘 하던 거 했다. 재수 없는 거 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덜 밉게 멋있게 나온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행기 사무장 ‘희진’을 연기한 김소진은 “재난이라는 위험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간이 갖게 되는 두려움, 불안함, 무서움, 나약함이 있는데 그런 순간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것 같다”며  “그런 상황 속에서 믿고 신뢰하며 진실하게 소통하는 사람으로 있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존재가 영화에서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맡은 역에 대해 설명했다.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비상선언>은 8월 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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