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움직임 따라 조달금리 오를 가능성에 좌우

 

금융투자협회가 조사한 9월 금리전망 채권시장 체감지표(BMSI)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br>
금융투자협회가 조사한 9월 금리전망 채권시장 체감지표(BMSI)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이번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실제 이자부담은 이 같은 상황의 덕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린 바 있다. 이후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해 왔다. 

이런 가운데 22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9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3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2%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동결 응답자 비율은 직전 93%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고 금투협은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8월 금통위에서 미국과 중국 변수를 비롯해 가계부채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긴축 기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당시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2%)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긴축 기조 유지 중에서도 동결 혹은 소폭 인상 중 어느 쪽으로 흐를지가 문제가 된다. 이 총재는 앞서 7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표했다”고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와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인데,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다 8월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은행 황희진 통계조사팀장은 “7월까지는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었는데 최근 중국발 리스크가 불거지고 기대했던 수출 회복이 지연되는 영향 등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내려갔다”며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체감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아 소비 심리도 다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출처=뉴시스]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출처=뉴시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금융불안 위험 역시 아직 남아있다. 아울러 중국발 부동산 위기라는 악재로 겹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다는 큰 모험을 한국은행이 단행할 가능성보다는 동결이 더 쉬운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일반인들의 금리부담은 오히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출금리가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 시장 동향과의 연관성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3%를 넘어서면서 국내 은행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은행은 예금과 함께 은행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따라서 채권 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의 위원은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결국 금통위가 동결 쪽으로 손을 들어주더라도 국내 대출금리는 연준 눈치를 보며 상방 압력을 받는 흐흐름이 연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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