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가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산재사고와 관련 노동자들의 안전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가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산재사고와 관련 노동자들의 안전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가 근로자 산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SPC그룹 계열사에 대해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을 실시한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산업 현장을 만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 및 시행한다며 24일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경기 평택시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도중 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이자, SPC 허영인 회장이 이와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3일에는 SPC의 다른 계열사 ‘샤니’ 공장 근무 중이던 A씨가 컨베이어 벨트로 올라가는 빵 제품 중 불량품이 발생하자 이를 빼내려다가 손가락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현재 A씨는 병원에서 접합 수술을 받은 후,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파리크라상, SPL 등 SPC 계열사 4곳에서 산재 피해를 당한 사람은 지난 2017년 4명에서 지난해 147명으로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4명 △2018년 76명 △2019년 114명 △2020년 125명 순이었다. 올해에는 9월 기준으로 이미 115명의 산재 재해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최근 청년 근로자 끼임 사고에 이어 근로자 부상사고가 잇따르며 앞으로의 사고 재발 위험과 국민적 우려가 큰 SPC 그룹에 대해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을 실시한다. 

SPC 계열사로는 SPC삼립, 파리크라상, BR코리아, 샤니, 호남샤니, 에스팜, 설목장, 샌드팜, 호진지리산보천, 오션뷰팜, SPL, SPC팩(Pack) 등이 포함된다.

우선 노동부는 식품·원료 계열사의 전국 현장을 대상으로 현장의 유해·위험요인은 물론 안전보건관리체계 등 구조적 원인을 점검할 방침이다. 더불어 이번주 내 감독 대상을 특정해 불시에 감독할 예정이다.

또한 위험 기계·기구 등에 대한 안전검사 및 인증 제도가 현장에서 사고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정비를 추진한다.

SPC 그룹뿐 아니라 노동부는 전국 식품 혼합기 등 위험 기계·장비를 보유한 13만5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오는 12월 2일까지 6주간 집중 단속한다.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노동부는 사업장에 대해서 법령 위반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사용중지 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은 “근로자가 사망까지 이르렀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것”이라며 “기업 스스로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 예방할 수 있도록 강력한 감독과 현장 지원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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