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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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부산의 한 지구대 직원들이 겨울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찾아온 할머니를 내쫓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결국 관할 경찰서 측이 사과문을 게재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동부경찰서 측은 전날 누리집에 이 같은 내용의 서장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부산 동부경찰서 강일웅 서장은 “지난달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해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민원인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세심히 살피는 등 국민으로부터 공감받는 경찰이 되기 위한 노력을 다해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4일 자정 무렵 부산 동부경찰서 소속 한 지구대를 찾아온 70대 여성 A씨가 내부 직원들로 인해 밖으로 쫓겨났다.

당시 A씨는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마지막 기차를 놓친 뒤 첫 차를 타는 시간까지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해당 지구대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씨는 약 40분 뒤 경찰에 의해 강제로 밖으로 쫓겨났다.

그 과정에서 한 경찰관은 A씨의 한쪽 팔을 잡아끌어 강제로 문 밖으로 내보냈으며, 다른 경찰관은 지구대 문까지 잠근 것으로 확인됐다.

밖으로 쫓겨난 A씨는 다른 경찰서를 찾아가 몸을 녹인 뒤 첫차를 타고 귀가했다.

이후 A씨는 해당 지구대 직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자체 진상 파악과 함께 고소장에 따른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구대 근무자들은 출동이 잦아 민원인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었고, A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해 불가피하게 밖으로 내보냈다고 밝혔다. 반면 A씨는 “노숙인도 아니니 친절하게 대해달라”는 취지에 말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대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A씨와 경찰 간 말다툼이 있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부산 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정말 너무한거 아니냐”, “해당 사건 명확히 파악하고 처벌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경찰의 업무 중 하나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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