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틴내일이 발표한 ‘SNS 상 헬퍼모니터링’ [사진 출처=탁틴내일 카드뉴스 갈무리]
15세, 17세의 가출 청소년을 가장해 도움을 요청하는 게시글을 작성한 결과 재구성 [사진 출처=탁틴내일 카드뉴스 갈무리]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가출 청소년들이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다 성폭력 등 각종 범죄에 휩쓸리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청소년지원단체 탁틴내일이 SNS 상으로 도움을 주겠다며 가출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이른바 ‘헬퍼(Helper)’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가출 청소년들은 “06년생 ‘헬프(Help)’인데, 도움 주실 수 있는 분 계신가요”라는 식의 글을 올리곤 한다.

탁틴내일이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28일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모니터링한 결과 헬퍼 관련 게시물은 792건으로, 이들은 주로 숙박 제공(160건), 식료품 제공(139건), 금전 제공(18건) 등으로 가출 청소년을 유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탁틴내일은 헬퍼들이 청소년에게 접근해 제공하는 지원서비스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트위터에 각각 15세, 17세 가출 청소년으로 가장한 2개의 계정을 개설해 헬퍼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자 1주간 162명으로부터 대화 요청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여성 헬프’의 경우 성적인 목적, ‘남성 헬프’의 경우 부동산 불법 대출 알선 목적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헬퍼들은 개인 대화창을 이용해 ‘즉각 밥을 사주겠다’, ‘자취하는 곳에서 묵게 해주겠다’, ‘모텔을 결제해주겠다’는 등 연락을 취했다. 나아가 성적인 대화나 매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쉼터나 보호전문기관을 먼저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립청소년자립지원관 관계자는 “외출이나 외박에 있어 제한이 있기도 하고 부모님께 연락이 가는 것을 꺼리는 등 청소년 개인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다”며 “충분한 사전 상담과 맞춤형 안내를 통해 보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탁틴내일 관계자는 “문제는 사적인 만남을 통해 가출 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악용하고 착취하는 헬퍼들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는 개인이라도 사적인 방법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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