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25주년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 내한

전통 미국 뮤지컬의 매력... 원어로 즐기는 ‘올 댓 재즈’
‘록시’역 케이티, 풍부한 표정과 제스처로 관능미 더해
유능하고 타락한 변호사 ‘빌리’의 복화술은 없을 예정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이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부르며 군무를 추는 모습.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이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부르며 군무를 추는 모습. [사진제공=신시컴퍼니]

【투데이신문 이주영 기자】 미국 브로드웨이 간판 뮤지컬 ‘시카고’가 25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했다. ‘시카고’를 관람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넘버 ‘올 댓 재즈(All That Jazz)’와 ‘셀 블록 탱고(Cell Block Tango)’를 매혹적인 원어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1920년대 미국에는 향락을 즐기는 사람들로 길거리가 넘쳤다. 무질서한 분위기 속에서 부패와 폭력은 일상이었고 착취와 간통은 오락이었다. 이를 배경으로 한 ‘시카고’는 유명해질 수만 있다면 살인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면 살인자도 마다하지 않는 자들의 적나라한 광기를 매혹적인 재즈로 표현한다. 튜바, 트럼펫 등으로 구성된 재즈 밴드가 무대 정중앙에 위치해 극 중 인물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은 ‘시카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관람 포인트다.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의 스타 살인마 ‘벨마 켈리(로건 플로이드 분)’는 신성으로 떠오르는 살인마 ‘록시 하트(케이티 프리덴 분)’와 손잡고 언론의 관심을 끌고자 한다. 돈을 밝히는 유능한 변호사 ‘빌리 플린(제프 브룩스)’는 록시 하트를 법정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 한다. 뮤지컬 ‘시카고’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선정적인 뉴스 보도에 치중했던 당대 미국 저널리즘과 만연한 물질만능주의를 풍자한다.

지난 5월 31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이 프레스콜 시연을 선보였다.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각지에서 모인 배우들은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마마 모튼’ 역의 ‘일리나 “일리“ 커빈’은 “첫 공연에서 한국 관객의 열정과 에너지를 잔뜩 느꼈다. 나도 무대 뒤에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신나는 공연이다“라며 즐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벨마 켈리’ 역의 로건 플로이드(왼쪽)와 ‘록시 하트’ 역의 케이티 프리덴(오른쪽)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벨마 켈리’ 역의 로건 플로이드(왼쪽)와 ‘록시 하트’ 역의 케이티 프리덴(오른쪽)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벨마 켈리 역을 맡은 로건 플로이드는 지구 반대편의 한국 관객들이 ‘시카고’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랜 기간 선택받았다는 전통성과 미국만의 반짝거리는 분위기를 잘 담아낸 점이 한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는 “세트 자체는 화려하지 않고 무대도 소박하지만 그렇기에 순수하고 구체적인 연출이 빛을 발한다”라며 ‘시카고’만의 독특한 매력을 언급했다.

케이티 프리덴은 자신이 맡은 록시 하트의 춤에 대해 “밥 파시(Bob Fosse)의 안무는 외적으로 크게 표현되기보다는 내적으로 리듬을 타게 해서 섬세하고 관능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뉘앙스를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풍부한 표정과 제스처의 비결을 묻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발레 공연에서 ‘말레피센트’를 연기한 적이 있는데, 디테일한 표정과 제스처가 매우 중요한 역이었다. 그때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변호사 빌리 플린의 복화술이 등장하는 넘버 ‘We Both Reached for the Gun’는 록시 하트를 조종하는 빌리의 통제력을 감각적으로 묘사하는 곡이다. 아쉽게도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빌리의 복화술을 보지 못할 예정이다. 빌리 역의 제프 브룩스는 “복화술이라는 표현 방식보다는 ‘록시와 미디어를 컨트롤한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복화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25주년 기념 투어가 늦어진 만큼 오리지널팀의 무대는 더욱 강렬할 예정이다. 뮤지컬 ‘시카고’는 5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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