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상 정상에 러브버그 떼가 가득한 모습.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북한상 정상에 러브버그 떼가 가득한 모습.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북한산 정상을 뒤덮어 등산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공원공단은 화학적 방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북한산에 오른 등산객들이 게재한 영상들이 확산되고 있다.

영상에는 러브버그 떼가 북한산 백운대 바위와 난간 등을 점령한 모습이 담겼다. 또 러브버그 떼가 바위 한 면을 새까맣게 뒤덮고 있거나 등산객들의 옷과 가방, 신발 등에 많은 벌레가 달라붙어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로, 보통 암수가 함께 다녀 러브버그 혹은 사랑벌레라고 불리고 있다. 성충의 몸길이는 1㎝ 정도이며, 러브버그의 생존 기간은 약 3~5일로 짧은 편에 속한다.

러브버그는 지난해 여름 서울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출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서울 전역은 물론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으로 출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러브버그가 병원균을 옮기거나 사람을 직접적으로 공격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으며,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북한산을 점령한 러브버그로 인해 많은 등산객이 불쾌함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방역 작업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달 30일 SNS에 러브버그 관련 안내문을 통해 “러브버그가 지난해와 비교해 고온 다습한 날씨와 장마로 인해 약 열흘 정도 조기 출몰했다”며 “7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공원 내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화학적 방제 및 생물학적 방제는 시행하지 않는다”며 “러브버그는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익충이며, 짧은 생활사로 인해 7월 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러브버그를 무분별하게 방제할 경우, 다른 벌레가 더 많아질 우려가 있어 가정용 살충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해 물을 뿌리기만 해도 쉽게 퇴치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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