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원 총괄본부장 인사에 농식품부 퇴직자 관철 의혹 제기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지난 7일 안재록 신임 총괄본부장 임명식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지난 7일 안재록 신임 총괄본부장 임명식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산하기관 인사에 개입해 농식품부 출신 인사가 최종 합격했다는 의혹이 번져가고 있다. 농식품부의 인사 카르텔 의혹이 수면 위에 오르며 ‘관피아’ 논란이 재점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13일 농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산하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 총괄본부장 자리에 농식품부 퇴직자 후보를 밀어붙여 관철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식품부를 넘어 대통령실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압박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2일 이번 인사개입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과 농식품부의 해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실련이 성명에서 밝힌 의혹내용을 보면 농정원장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한 총괄본부장 인사결과가 눙식품부 차관과 실장 등과의 면담 이후 번복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정원 노동조합도 6일 “산하기관 임원 인사를 불법적이고 강압적으로 번복시켰다”라며 “농정원 자리는 농식품부 출신 퇴직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농정원은 7일 제5대 총괄본부장에 안재록 전 농식품부 감사담당관을 임명했다. 안 신임 총괄본부장은 농식품부에서 식품클러스터추진팀장, 역사문화팀장 등을 지냈다. 그는 임명장 수여식에서 “오랜 공직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농정원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지난 5월 농식품부 관피아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버젓이 농식품부의 공직사회 인사 카르텔이 작동하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라며 “이번 사례는 이미 농정원 인사가 결정났음에도 농식품부 퇴직자가 가는 자리라는 이유로 사실상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인사결과가 번복된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감사원 공익감사청구나 직원남용죄의 형사고발 등이 가능하면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실련은 지난 5월 농식품부 관피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원래 퇴직공직자는 퇴직후 3년 동안은 밀접한 업연관성이 있으면 재취업이 제한된다. 재취업을 하려면 취업승인을 받아야 한다.

경실련이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농식품부 취업승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농식품부 출신 전체 심사 대상 55명 중 50명이 재취업을 승인받아 승인율이 89.1%에 달했다. 승인을 받은 50명 중 34명은 농업관련 협회 및 조합에 재취업했으며 공공기관에 6명, 민간기업에는 4명이 재취업했다. 경실련은 “농식품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마사회 임원자리를 대물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다른 관피아들과 유사하게 농피아 또한 관행적인 유관기관과 협회에 손쉽게 재취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