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의원 “플랫폼 수익 창출 위해 노출 경쟁 유발해선 안 돼”
배민 “고객 선택권 확대·이용 사업자 광고 효과 늘리고자 한 것”

배달의민족 로고 [사진출처=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 로고 [사진출처=배달의민족]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지나친 주문 ‘카테고리 쪼개기’로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이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동적 카테고리’ 서비스를 시행했다. 

배달의민족 배달 서비스 메인 화면 동적리스트 적용 전(왼쪽), 적용 후 [사진출처=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 배달 서비스 메인 화면 동적리스트 적용 전(왼쪽), 적용 후 [사진출처=배달의민족]

동적 카테고리 서비스는 사각형 배너 형태로 ‘뜨끈한 국물’, ‘혼밥도 맛있게’ 등 배민이 테마별로 분류한 추천 메뉴가 담긴 카테고리를 말한다. 동적 카테고리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오픈리스트’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오픈리스트는 한식, 중식, 양식 같은 기존 메뉴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맨 위 상단 3칸에 가게가 노출되는 서비스로 주문 건당 중개 이용료 6.8%가 부과된다. 

동적 카테고리 서비스 시행이 기본 카테고리 내에서 ‘깃발’ 서비스를 이용해 온 이용사업자들까지 오픈리스트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사실상 강제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깃발 서비스란 입점 업체가 ‘울트라콜’ 상품에 가입해 월 8만8000원을 내고 ‘깃발’을 꽂으면 일정 범위(7km) 내 고객에게 매장 노출이 가능하게 한 서비스다. 이 의원은 “동적 카테고리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오픈리스트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사업자는 가게 노출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추가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추가 서비스에 가입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 연간 매출 변동 현황 [자료출처=배달의민족·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실]
배달의민족 연간 매출 변동 현황 [자료출처=배달의민족·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실]

이 의원에 따르면,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는 올 8월 기준 배민을 이용하는 총 31만 이용사업자 가운데 26만명이 이용한다. 두 가지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이용사업자는 약 15만명, 울트라콜만 이용하는 이용사업자가 7만3000명, 오픈리스트만 이용하는 이용사업자가 3만7000여명이다. 

이 의원은 경쟁적인 광고 노출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 이용사업자들이 반강제적으로 과중한 수수료를 부담하게 한 것에 이어 배민의 매출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원인이 울트라콜, 오픈서비스 같은 중개 수수료 수입 때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2021년 1조5804억원이었던 서비스 매출은 2022년 2조404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증가한 1년 매출의 85%가량이 서비스 매출 항목에서 발생한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은 소비자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며 넓은 선택의 폭을 보장하고 있다”며 “울트라콜은 주문 건과 관계없이 가게를 홍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홍보 효과가 높아 많은 점주들이 이용한다. 오픈리스트는 주문이 발생할 때 수수료를 내는 정률제 상품”이라 설명했다. 

이어 “(오픈리스트 이용 시) 기존에는 음식 카테고리 내 상단에만 광고 노출이 발생했다. 오픈리스트 이용 점주에게 추가 매출 기회를 제공하고자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동적 카테고리를 도입한 것”이라 답했다. 오픈리스트 가입이 사실상 강제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 의원은 “플랫폼이 수익 창출을 위해 이용사업자 사이의 과도한 노출 경쟁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며 “이용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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