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갑질 서기관, 혼인신고 전 임신한 직원에게 ‘아버지 없는 애 임신’ 막말
한정애 “직장 내 문화 개선하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해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보건복지부 서기관의 직장 내 갑질·폭언 등으로 주무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과 관련해 조규홍 장관이 12일 “유족에게 굉장히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장관에게 “A 주무관이 고용노동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전출해 왔는데 근무 도중 B 서기관에게 지속적인 갑질과 폭언으로 인해 병가를 신청했고 이후 심각한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아직 제대로 된 진상도 조사가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병가를 끝내고 돌아와 해당 서기관을 만나야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며 “사망한 직원에 대한 사후 관리 부분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지난 1월 해당 주무관 가족이 국민 신문고에 갑질 신고와 감사 및 순직 신청을 했다.

해당 서기관은 또 다른 갑질 사건도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갑질 사례는 식사 준비를 하는 주무관에게는 ‘밥순이’라고 했으며 혼인신고 전 임신한 직원에게는 ‘아버지 없는 애를 임신했다’는 등의 막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기관 관질사례-복지부 감사관실 조사자료 ⓒ투데이신문
서기관 관질사례-복지부 감사관실 조사자료 ⓒ투데이신문

한 의원은 “저출산을 담당하는 부처 공무원들의 이런 행태가 맞느냐”며 “업무 외 불필요한 업무를 강요하고 연봉협상 대상자에게 급여를 깎겠다고 했는데 서기관에게 이런 권한이 주어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B 서기관은 지난해 파견 나간 상주 보건소에서도 갑질을 저질렀다.

한 의원은 “보건소장으로 파견 나간 B 서기관이 회식을 진행했는데 냉면 그릇에 소주를 부어서 마시게 했는데 이틀에 걸려 세 차례 사발식을 했다”며 “상주 보건소 직원에게 개인 차량 세차를 지시했고 금요일 오후만 되면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상주시에서 상주시 보건소에 기관경고를 내리고, 상주시 공무원 노조에서는 해당 서기관을 다시 복지부로 데려가라고 요청 공문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한 의원은 “그런데 복지부로 조용히 복귀시켰고 인천공항에 있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임시 재택 격리시설 운영 지원반 공항 이송 지원팀으로 보냈다”며 “이게 징계성 인사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복지부 안에 있으면 안 되는 직장 내 문화를 개선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함께 수립하라”면서 철저한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조 장관은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며 “철저하게 조사 해서 반드시 책임을 묻고 저희 내부 문화도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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