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23] 에너지 관련 경력 전무한 비상임이사...‘낙하산 인사’ 문제로 불거져

한국석유공사 전경 [사진제공=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전경 [사진제공=한국석유공사]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한국석유공사 비상임이사가 직무수행계획서를 기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운영계획 및 부서별 주요 계획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는 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표절 시비가 나오면서 이사 자격 문제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이사가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관련 경험은 전문하기에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석유공사로부터 지난해 12월 임명된 A 이사 직무수행계획서를 입수, 분석한 결과 공사 홈페이지 내용을 표절한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A 비상임이사의 직무수행계획서와 석유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운영계획’ 내용을 비교해 보면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문장이 발견됐다. 말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기’ 수준이다.

A 비상임이사 직무수행계획서와 석유공사 홈페이지 비교. [자료제공=정일영 의원실]<br>
A 비상임이사 직무수행계획서와 석유공사 홈페이지 비교. [자료제공=정일영 의원실]

또한 홈페이지에 공개된 ‘22년 주요계획’에 석유비축사업 내용은 중간에 진하게 적용된 글씨마저 똑같았다. 하지만 해당 자료를 참고했다거나 인용했다는 표시는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A 비상임이사 직무수행계획서와 석유공사 ‘2022년 주요계획’ 비교. [자료제공=정일영 의원실]<br>
A 비상임이사 직무수행계획서와 석유공사 ‘2022년 주요계획’ 비교. [자료제공=정일영 의원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임원 추천위원회 자체가 독립된 기구”라며 “해당 기구에서 서류를 검토해 평가하는 것으로 석유공사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해당 이사에 대한 이력에 대한 문제도 짚었다.

정 의원은 “현재 부채비율이 500%에 달하는 석유공사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로 보이는 A씨를 보은성으로 비상임이사직에 앉혔다”며 “직무수행계획서에 최소한의 성의와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데, 기관 홈페이지 ‘복붙’을 버젓이 했다는 것은 임원 선정 과정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A 이사는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미래통합위원회 지방자치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모 은행에서 재직한 바 있다. 하지만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관련 경험은 전무하다.

이에 정 의원은 “‘낙하산은 없다’라던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은 이제 지켜지지 않은 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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