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난달 국내 주식 1조7120억원 순매도
달러인덱스 안정...채권금리 정점 통과하는 과정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사진출처=인베스팅닷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사진출처=인베스팅닷컴]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중동 분쟁으로 유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증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며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새로운 악재가 아닌 만큼 급격한 증시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8%의 하락 폭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3%가 넘게 하락하며 800선을 지키지 못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근접한 수준까지 급등하고 2년물도 5.2%를 기록해 변동성 확대로 인한 수급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9% 선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이다. 가자지구 병원 폭격 이후 중동 분쟁 불안이 확대로 유가 급등도 증시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이어져 증시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국내 주식 1조712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14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980억원을 순매도하며 2개월째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물과 선물 모두 팔아치우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신한투자증권 최유준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금리 상승 경계심이 커져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을 매도하며 수급이 악화되고 있고 연말 개인 자금 이탈 가능성에 따라 중소형 지수 변동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채권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달러인덱스가 안정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국 달러 인덱스 추이 [사진출처=TradingView]
미국 달러 인덱스 추이 [사진출처=TradingView]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채권금리 레벨업에도 달러인덱스가 106포인트 중 초반에서 등락중으로 이는 지난 3일 미 국채 10년물이 4.89% 상승했을 때 달러인덱스가 107.05포인트를 형성한 점과 차별된다”며 “채권금리가 정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단기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새로운 리스크가 아닌 기존 악재인 채권금리,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여진에 흔들리고 있다면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고 2400선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부연했다.

시장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대외 악재들이 산적한 가운데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한 만큼 실적 위주의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국채금리와 유가 상승 등 증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들이 상존하지만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적을 바탕으로 한 기업 위주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도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거나 실적이 불안하더라도 수출회복세가 뚜렷한 업종, 그 중에서도 외국인 수급이 뒷받침되는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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