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3분기 게임업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됐다. 넥슨과 크래프톤 등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소수의 기업들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신작을 앞세워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 기업들의 속내가 엿보인다.

넥슨은 9일 매출 1203억엔(약 1조913억원), 영업이익 463억엔(약 4202억원) 등 자사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47% 증가하며 전망치를 상회했으며, 순이익은 352억엔(약 3191억원)으로 15% 줄었지만 이 역시도 당초 예상보다 높았다. ‘FC온라인’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PC온라인 타이틀의 안정적인 성과와 ‘FC모바일’, ‘프라시아 전기’, ‘블루 아카이브’ 등 모바일 라이브 게임들의 성장세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맏형으로서 ‘1N’ 체제를 굳히는 모습이다. 

이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실적 발표를 진행했지만,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실적은 매출 4231억원, 영업이익 165억원 등으로,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리니지M’의 경우 큰 폭의 하락 없이 견조한 매출 흐름을 유지했으나, ‘리니지W’의 하향세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이번 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3분기 매출은 6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으나,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4.5% 늘었다. 다만 영업손실은 219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 폭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모습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등의 신작이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은 흑자전환에 대한 희망을 키우는 대목이다. 

크래프톤의 깜짝 실적을 이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대표 이미지 [사진 제공=크래프톤]
크래프톤의 깜짝 실적을 이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대표 이미지 [사진 제공=크래프톤]

2K(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의 희비도 엇갈렸다. 크래프톤은 3분기 매출 4503억원, 영업이익 1893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30.9% 증가한 수치로, 특히 영업익은 당초 제시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30% 이상 크게 웃돌았다.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매출 1조3760억원, 영업이익 6037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42%로 국내 게임 상장사 중 가장 높았다. ‘배틀그라운드’ PC·콘솔 버전의 안정적인 매출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 서비스 재개에 따른 모바일 매출 증가가 이 같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가 8일 공개한 3분기 실적은 매출 2647억원, 영업이익 226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4%, 48% 줄었다.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등 신작 성과가 기존작의 자연감소를 상쇄하는 등 본업인 게임에서는 성과가 있었지만, 골프 및 스포츠 레저 통신사업 등 비게임 부문의 부진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각자 받은 성적표는 다르지만, 이들의 향후 주안점은 모두 신작으로 귀결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좋은 성과를 이어가거나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기 위한 열쇠는 결국 ‘본질’인 게임에 있다는 것이다.

넥슨은 4분기에도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로 지속 성장을 위한 도전을 이어간다.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1인칭 팀 대전 슈팅게임 ‘더 파이널스’가 최근 진행한 크로스플랫폼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누적 이용자 750만명,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약 27만명, 최다 플레이 게임 3위, 위시리스트 1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유저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가 출시했던 ‘진·삼국무쌍 8’ IP의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한국 최초의 모바일 게임 ‘진·삼국무쌍M’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 대표이사로 내정된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 [사진 제공=넥슨]
넥슨 대표이사로 내정된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 [사진 제공=넥슨]

특히 지금까지의 성공을 이끌어낸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가 차기 넥슨 대표이사로 내정되며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여년간 근무해온 ‘넥슨맨’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2018년 입사 14년 만에 넥슨코리아 대표로 취임했다. 그의 지휘 하에 넥슨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 19%를 달성했으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메이플스토리M’, ‘블루 아카이브’, ‘데이브 더 다이버’ 등 다수의 신작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엔씨소프트는 12월 7일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스타 2023’ 출품작인 ‘LLL’, ‘배틀 크러쉬’, ‘BSS’, ‘프로젝트G’, ‘프로젝트M’ 등은 내년부터 글로벌 순차 출시 예정이다. 넷마블은 현재 얼리 액세스 중인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비롯해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모두의마블2(한국)’ 등 신작 6종과 ‘제2의 나라(중국)’ 등 총 7종의 작품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지스타 현장에서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inZOI(인조이)’를 처음 공개한다. 2024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슈터 ‘프로젝트 블랙버짓’을 비롯해 ‘넥스트 서브노티카’ 등도 대기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액션 RPG ‘가디스 오더’와 크로스플랫폼 MMORPG ‘롬(R.O.M)’을 준비하고 있으며,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신작 ‘프로젝트 V(가제)’와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2’도 중요 신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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