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고금리리와 고물가의 장기화로 서민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존에 빌린 카드 빚을 다시 대출을 일으켜 돌려막는 이른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년새 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 9곳(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KB국민·현대·NH농협)의 지난달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9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1조101억원) 대비 47.5%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이용하고 제때 상환하지 못한 차주가 카드사로부터 상환자금을 재대출 받아 갚는 방식의 대출상품이다. 다만 기존의 카드론에 적용된 금리보다 높고 이는 신용등급 하향 요인이 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에 대해 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성격이라면 카드론 대환대출은 연체가 예상되거나 연체가 진행 중인 차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 떨어진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활용되는 카드론과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10월 기준 전달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카드론 금리와 리볼빙 수수료가 오르는 추세다.

10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2%로 9월(14.07%) 대비 0.35% 포인트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리볼빙 수수료 평균도 16.65%로 전월(16.55%)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카드사 8곳(우리·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의 평균 연체율은 1.57%로 전년동기(0.95%) 대비 0.62%포인트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