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수요 다양화…맞춤형 플랫폼 구축
실시간·조율·책임 갖춘 ‘공감지능’ 재정의
보안·혁신기능 기반 ‘개인화 서비스’ 제공

(좌측부터)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LG전자 조주완 사장,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 제공=SK하이닉스, LG전자, 삼성전자]
(좌측부터)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LG전자 조주완 사장,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 제공=SK하이닉스, LG전자, 삼성전자]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 개최를 앞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 리더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자사의 주요 비전들을 공개했으며, 특히 각사 주요 경영진들 모두 AI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SK하이닉스는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AI의 원동력 메모리반도체(Memory, The Power of AI)'를 주제로 미디어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ICT 산업이 PC와 모바일을 넘어 클라우드 기반 AI 시대로 급속 발전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데이터 생성 및 유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에 맞춰 AGI(일반인공지능)라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스스로 끊임없이 데이터를 생산하며 학습과 진화를 반복하는 AGI의 핵심에는 메모리가 있으며, AI 시스템의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짐에 따라 고객이 요구하는 메모리 성능도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자사의 R&D 역량과 기술력을 고객 니즈와 최적으로 융합하기 위해 고객맞춤형 메모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경기도 용인 소재 415만㎡ 규모 부지에 신규 메모리 생산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120조원 이상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 사장은 “기존 고객들의 수요를 넘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시대에 세계 최고 메모리를 적기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SK하이닉스는 기술뿐만 아니라 고객, 그리고 생산기지까지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도 같은 날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 연사로 참석했다. ‘고객의 미래를 재정의하다(Reinvent your fu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조 사장은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AI를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으며, 그 차별적 특징으로 ▲실시간 생활 지능 ▲조율·지휘지능 ▲책임지능을 꼽았다.

실시간 생활 지능 측면에서는 다양한 스마트 제품 및 IoT 기기를 통해 수집한 고객의 주변환경과 행동패턴, 목소리 톤, 대화 뉘앙스, 얼굴 표정 등 실시간 생활 데이터를 활용, 가치 있는 생활지식과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학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자사에서 개발 중인 ‘LG AI 브레인’은 조율화 프로세스를 갖춘 엔진으로, 상호 연결된 기기들을 물리적으로 조화롭게 조율해 최적화된 작동방식을 유도하는 솔루션을 생성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자체 데이터 보안시스템인 ‘LG 쉴드(LG Shield)’를 고객 데이터의 수집·저장·활용 등 전 과정에 적용함으로써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했다. 

조 사장은 “‘공감지능’은 고객이 삶을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는 기술과 책임감을 갖춘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며 “LG전자의 브랜드 철학 ‘라이프스굿(Life’s Good)’은 AI 시대에도 AI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고객을 위한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날 열린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이라는 비전을 공개했다. ▲AI 시대에 걸맞은 강력한 보안과 책임의식 ▲AI 기반의 다양한 신제품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 경험 등을 중심으로 AI로 열어가는 초연결 시대와 지속가능성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보안 측면에서는 더욱 정교해진 ‘삼성 녹스 매트릭스’와 ‘삼성 녹스 볼트’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순환자원 사용을 늘림과 동시에 테슬라와의 새로운 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AI 기능들이 탑재된 TV와 가전, 모바일 신제품을 통해 최고의 고객경험과 가치를 창출함은 물론, 스마트싱스와 빅스비를 기반으로 더욱 자동화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객들이 자사 기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더 똑똑해져,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알아서 맞춰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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