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오너 간 갈등 소식에 거래량 2800%↑
영풍제지 사태 반면교사...증권사, 증거금률 상향조짐

      [사진제공=한미약품]
      [사진제공=한미약품]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한미약품과 OCI그룹 합병 결정과 관련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한미그룹주 쏠림현상으로 주가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올리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 양수도 및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과 현물출자를 통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27%를 취득하게 되고, 한미약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대표는 OCI홀딩스 지분을 10.4% 취득하게 된다. 

해당 공시는 장 마감 후 공개돼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는 시간외단일가거래에서 종가 대비 각각 3.67%, 4.56% 상승하기도 했다.

한편 공시 다음날(13일) 한미사인언스·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장남)과 한미약품 임종훈 사장(차남)이 해당 지분 취득과 관련해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은 “임종윤(12.1%)·임종훈(7.2%) 합산 지분이 19.3%에 달하는 만큼 한미그룹 내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이번 지분취득 거래는 양사 모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뤄진 만큼 전면 무효화 등의 불발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높게 보고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 대거 뛰어들었다. 실제 해당 이슈가 발생한 다음 거래일인 15일 한미사이언스는 전 거래일 대비 약 2800%가 넘는 거래량을 기록했다. 

통상 경영권 분쟁 이슈가 발생하면 지분 경쟁으로 인한 주식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단기적으로 투자자 유입이 크게 증가한다.

한미사이언스 주가 추이 [사진출처=네이버증권]
한미사이언스 주가 추이 [사진출처=네이버증권]

거래량이 폭증한 만큼 주가 변동성도 커졌다. 16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5만6200원으로 장을 마감한 한미사이언스는 바로 다음 거래일 -11%대로 거래를 마쳤고, 이후 급락이 이어져 4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변동성 확대에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신용보증금률을 올리는 증권사가 나오고 있다. 전날 KB증권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신용보증금률을 기존 45%에서 50%로 샹향했다. 이와 함께 위탁증거금률도 올렸다. 한미약품은 20%에서 40%, 한미사이언스는 30%에서 40%로 올렸다. 

증거금률 상향은 투자자들로부터 해당 종목을 매수하기 위한 더 많은 자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증권사가 신용 거래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해 영풍제지의 주가 급락으로 약 5000억원의 미수금을 떠안은 키움증권의 경우 증거금률 조정에 미흡한 대응으로 큰 손실 본 사례가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증거금률 조정 기준과 목적이 다를 순 있지만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향후 주가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면 다른 증권사들도 증거금 상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한미그룹 오너일가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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