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반도체 기업 합병에 반대 표명
글로벌 낸드플래시 점유율 사수 차원

사진 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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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의 합병 재추진설이 떠오른 가운데, 그 키를 쥔 SK하이닉스에게 정부가 합병 동의를 설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SK하이닉스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옥시아와 WD 양사는 이르면 4월 반도체 부문 경영통합 협상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서는 키옥시아의 대주주인 베인캐피탈 관계자를 인용해 그 내막을 전하기도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두 회사의 합병을 ‘미일 연계의 상징’으로 내걸었고 한·미 정부도 합병에 동의하도록 SK하이닉스를 설득했지만, SK하이닉스는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베인캐피탈 컨소시움의 키옥시아 인수 당시 약 4조원을 투자해 약 15%의 지분을 간접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합병이 성사되려면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이들은 지난해 10월 공식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의사를 표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한국 정부의 압박이나 설득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잘못된 내용으로 국내에서 인용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고 전했다.

이들이 반대 의사를 표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점유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로, 삼성전자(31.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WD와 키옥시아의 경우 각각 16.9%, 14.5%로 3, 4위에 올라 있다. 양사 간 합병이 성사되면 SK하이닉스를 넘어 삼성전자가 지키고 있는 1위 자리까지 노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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