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9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개최된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월 19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개최된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노동자들이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인사고과나 승진 등에서의 불이익 우려’를 꼽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하 연구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 격차와 차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원은 육아휴직을 경험한 남성 노동자 1720명(비조합원 853명 포함)을 대상으로 지난 1∼2월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1.0%는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성별 상관없이 육아휴직 신청을 하는 데 눈치가 보이거나, 아예 신청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최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자 가운에 남성 비중은 지난 2016년 8.7%에서 지난 2022년 28.9%까지 증가하다가, 지난해 28.0%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 노동자들은 ‘인사고과,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우려(복수응답 가능)’를 85.1%로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휴직기간 중 소득 감소’(80.6%), ‘회사에서 육아휴직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76.7%),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66.0%),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58.3%) 등이 뒤를 이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복귀한 후 가장 힘든 점으로 응답자들은 ‘고과,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 약화’(33.3%)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그 외에도 ‘자리 유지 및 배치전환 걱정’(20.9%),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4.9%) 등 답변까지 포함하면 59.1%가 육아휴직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육아부담 감소, 가사 분담 갈등 감소, 자녀와의 친밀도 강화, 부부간 의사소통 등 가족관계에 도움 등 대부분 항목에서 응답자 90% 이상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는 ‘남녀가 함께 육아를 분담하는 사업장 구성원의 인식 변화’(71.2%), ‘승진·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과 차별 금지’(70.5%), ‘임금 삭감 없는 육아휴직 급여 지급’(67.4%) 등의 의견이 나왔다.

연구원은 “육아휴직 사용 격차는 부모의 삶의 질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삶의 질의 격차로 이어지고 저출생, 사회불평등 문제와도 이어진다”며 “이에 남성의 육아휴직 권리는 성평등, 여성의 일할 권리, 차별 없는 돌봄 권리 등과 모두 연결되며, 출산휴직·육아휴직·가족돌봄휴직 등 이를 포괄하는 생애주기별 돌봄 정책과 돌봄 공공성이 강화된 시스템이 갖춰져야 보편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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