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ETF+다가오는 반감기...수요·공급 ‘겹호재’
“기관투자자 수급 여력이 장기적 가격에 영향”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어선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가격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어선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가격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1억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이 과열 논란에도 신고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익 인증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며 포모(FOMO)현상으로 인한 수급에 의해 가격 상승이 견인되는 모습이다. 특히 다음 달 반감기를 앞두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며 국내외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도 6%대를 형성하고 있다.

1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후 12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1억13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업비트에서는 1억151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이 같은 상승은 지난 1월 11일 미국에서 승인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발판으로 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한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하고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실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현물 ETF 출시 두 달 만에 약 20만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코인셰어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약 103억달러(약 13조7400억원)가 가상화폐 자산으로 유입됐다. 이는 지난 2021년 전체 유입액 106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6만9000달러였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현물 ETF 승인은 전통 금융 자금이 비트코인에 유입되게 함과 동시에 높은 변동성과 가격 조작 위험, 불확실한 규제 환경 등과 같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불안 요인을 일정 부분 경감시키는 역할을 했다”면서 “개인투자자 중심이던 비트코인 수급 주체에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기관이 등장한 점은 향후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다음 달 21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도 비트코인 추가 상승에 힘을 더하고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앞서 세 차례 반감기 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올랐다. 

김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은 ETF 수요와 과거 반감기 이후 가격이 상승했던 경험을 토대로 기대감이 선반영 돼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이 2억원까지 도달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오는 2025년까지 20만달러(약 2억670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도 2025년까지 최대 15만달러(약 2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비트코인 최고가 경신에 힘입어 수익 인증하는 게시물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이는 포모로 인한 수급으로 이어져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게시자가 ‘압구정 현대 오늘 바로 사러 간다’는 제목과 함께 자신의 비트코인 자산 내역을 공개해 화제가 됐으며, 직장인 A씨는 “지난 3년 동안 안 먹고 안 쓰며 마이너스 80% 맞으며 12개를 모았고, 8000만원을 넘겼을 때 있는 돈 대출 받아 13개 채웠는데 집도 없는 흙수저인 나에게 이런 날도 온다. 이번 사이클에 3억 찍으면 퇴사한다”는 글과 7억9096만원의 수익계좌를 공개했다. 

이 같은 현상으로 시바이누, 도지코인 등 밈코인(memecoin)까지 투자심리가 번지며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집계하는 ‘공포탐욕지수’는 81점을 기록해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수준을 나타냈다. 해당 지수는 변동성, 시장 규모, 소셜 미디어, 추세 등을 반영하는 지수로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Extreme Fear)’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탐욕’을 나타낸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최근 비트코인 상승에 따른 투자심리가 알트코인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밈코인의 가격이 급등락하고 있어 가격 급변동 가능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