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반토막’
IT·전기전자, 이자보상배율 가장 악화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업황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대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최근 3년 비교 가능한 265개 대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조3300억원(-26.3%) 급감한 반면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68.1% 늘어나 이자보상배율이 4.9에서 2.2로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낸다. 조사 대상기업의 86%인 228개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이 감소하며 재무상태가 악화됐으며,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이하인 기업은 74개사로 조사 대상 기업의 2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55개사) 보다 19개 기업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악화된 업종은 IT·전기전자 업종으로 전년(59조925억원) 대비 89% 급감한 6조52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2조8037억원에서 5조4867억원으로 약 95.7% 급증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21.1에서 1.2로 크게 감소했다. 이어 제약업종의 이자보상배율이 29.2에서 5.7로 운송업종이 11.2에서 3.4로 낮아졌다.
이자비용이 가장 많은 기업은 한국전력공사로 지난해 이자비용은 4조2458억원으로 전년 대비 68.6%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현대자동차가 전년 대비 57.2% 증가한 4조2378억원으로 많았다. 다만 현대자동차의 경우 영업이익이 증가로 이자비용을 상쇄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3.6으로 유지했다.
이어 SK가 1조1674억원(54.5%↑), SK하이닉스 7670억원(155.1%↑), 한국가스공사 7286억원(81.0%↑), SK이노베이션 6005억원(89.5%↑), LG디스플레이 4900억원(97.8%↑) 순으로 이자비용이 컸다.
한편,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 265개 중 32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태광산업(-20.2), 현대미포조선(-12.1), 신세계건설(-11.0), HJ중공업(-3.6), 현대리바트(-2.6), LG디스플레이(-2.5), 이마트(-0.1), 롯데쇼핑(0.9) 등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