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작가 “사육되는 동물들의 고통도 생각해야”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작가 “사육되는 동물들의 고통도 생각해야”
  • 김태규 기자
  • 승인 2018.06.02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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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나고 싶어 시작한 산란계 농장 노동
축산업계 경험하려 닭·돼지·개 농장 8곳 체험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 나타내려 집필
특정 분야 조망하는 노동 이야기 쓰고 싶어
한승태 작가 ⓒ투데이신문
한승태 작가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길거리를 걷다 보면 수많은 고깃집을 발견하게 된다. TV에서는 쉬지 않고 치킨 광고가 나온다.

우리는 보통 돼지, 닭, 소를 ‘고기’ 혹은 가공된 식품의 형태로 접하게 된다. 때문에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인식보다는 상품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동물들도 분명히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생명이다. 농장에서 ‘죽기 위해’ 사육되는 돼지·닭·개들은 좁은 곳에 갇혀 평생 고통 속에 지내다가 생을 마감한다. 식용 동물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될까.

2013년 꽃게잡이 배, 자동차 부품 공장 등에서 일하며 워킹푸어 체험기 <인간의 조건>을 펴냈던 한승태 작가는 4년간 8곳의 닭, 돼지, 개 농장에서 일하며 겪은 이야기와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고기로 태어나서>를 펴냈다.

<투데이신문>은 지난달 23일 한 작가와 만나 그가 경험한 농장의 동물들과 농장 노동자, 그리고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계장의 닭들이 좁은 케이지 안에 갇혀 있다 ⓒ시대의창
양계장의 닭들이 좁은 케이지 안에 갇혀 있다 ⓒ시대의창

‘맛있는 고기’와 ‘힘쓰는 고기’

Q. 가축농장에서 일한 경험을 담아 책을 펴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식용동물들이 태어나서 도축장으로 가기 전까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길러지는지를 농장에서 일하며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식용동물 중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닭과 돼지, 그리고 인간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개까지 세 동물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세 종의 동물들이 태어나서 ‘맛있는 고기’가 되기까지 어떤 방식으로 살고 어떤 상태에서 사육되는지, 그곳에서 일하는 ‘힘쓰는 고기’들, 즉 노동자들이 어떤 식으로 살고 있는지를 담은 책이다.

Q. 몇 군데의 농장을 경험했는지.

일반적으로 동물농장이라고 하면 돼지나 닭을 기르는 농장만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축산업분야는 고기의 용도에 따라 굉장히 전문화, 세분화돼 있다.

이 책에서는 한 동물 안에서 파생된 여러 농장을 살펴보는 것에 중점을 뒀다. 닭 같은 경우는 알을 낳는 산란계 농장, 고기로 쓰는 육계 농장이 있고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부화장이 있다. 돼지 같은 경우는 좋은 품종의 어미 돼지만 사육해 새끼돼지를 낳는 용도로만 쓰는 종돈장이 있고, 고기 용도로 쓰는 돼지는 보통 6개월을 길러 출하하는데 3개월까지만 기르는 자돈농장이 있고, 3개월 된 돼지를 출하 전까지 기르는 비육농장이 있다.

개의 경우는 관련법이 없어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사육방식이 세분화돼있지 않다. 어느 개 농장이나 다 비슷한 방식으로 기른다. 다만 농장마다 도살 방식에 차이가 있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도축하는 농장 두 곳을 다녀왔다. 닭 농장 3곳, 돼지 농장 3곳, 개 농장 2곳 총 8곳의 농장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했는데 조사차 추가적으로 다녀온 한두 곳이 더 있다.

Q. 전작 <인간의 조건>에서는 꽃게잡이 배, 편의점, 자동차부품공장, 오이 비닐하우스 등 여러 일터에서 일을 했다. 다양한 일터를 경험하려는 이유는.

이전의 경험과 전혀 다른 곳을 찾아가고 싶다. 또 책을 기획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했던 것은 독자들에게 특정 산업 전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물론 특정 산업의 전체를 다루진 못했지만 한 권 안에서 산업 전체를 간략하게나마 조망할 수 있는 전체적인 그림을 제시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Q. 이번 책에는 닭, 돼지, 개 등 가축농장 취업 이야기가 담겼는데, 가축농장을 택한 이유는.

특별히 축산 분야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다. 우연히 눈에 띄었다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책이 나오고 나서 이런저런 이유로 서울을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직업소개소에 가서 지방에 있는 일자리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거기서 충남 금산의 양계장을 추천받아 가게 됐다. 지금이야 무덤덤하지만 거기서 처음 봤던 닭들의 모습이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무서웠다. 산란계 농장의 환경이나 기본적인 것들은 알고 갔지만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과 실제로 냄새를 맡고 눈으로 보고, 닭을 직접 만지며 경험했을 때의 느낌이 전혀 달랐다.

그런 지점에서 ‘닭이 이렇다면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이를 책으로 만들어 식용 가축 농장의 그림을 전체적으로 모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폐사처리된 돼지 ⓒ투데이신문
폐사처리된 돼지 ⓒ시대의창

동물농장서 깨달은 인간의 폭력

Q. 가축농장에서 일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는 시끄러운 것을 잘 참지 못한다. 그런데 개 농장이 정말 시끄럽더라. 농장마다 다르지만 내가 갔던 개 농장은 좁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개가 들어있는 케이지가 쭉 나열돼 있었다. 또 비닐하우스 안에 있어 개들이 짖으면 소리가 빠져나가지 않고 돔 안에 있는 것처럼 웅웅거려 힘들었다.

또 닭이나 돼지는 평소에 고기로 접하지 않나. 그러다보니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 적었다. 그런데 개는 주위에서 자주 보고 귀엽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가깝게 느껴져 일하기 어려웠다.

개 농장에 처음 갔을 때는 개들이 좁은 케이지서 서로 사우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일이 되다보니 그런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하더라. 개를 대하는 태도가 일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Q. 개 농장에서 일하며 개 짖는 소리에 시끄러울 때면 알루미늄 배트로 케이지를 쳐 조용히 시켰다는 일화를 적었다. ‘노예상인의 위엄’을 갖췄다고 표현했는데.

개 농장뿐 아니라 동물농장에서는 그런 점이 드러나는 것 같다. 스스로 동물을 아낀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동물들을 잘 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농장에서 동물을 일거리로 대하다보니 사람이 자신보다 절대적으로 약한 존재들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드러나더라.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 드러난 것이다.

Q. 도살 장면이 트라우마가 돼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한 작가는 힘들지 않았는지.

나는 글을 쓰기 위해 농장에 찾아간 것이기 때문에 접근 방식이 달랐다고 볼 수 있다. 또 일을 하기 위해 찾아간 곳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기보다는 그저 일거리로 와 닿았다.

예를 들어 죽은 닭이 있었다고 한다면 ‘닭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 이전에 ‘당장 처리해야 할 일’로 다가왔다. ‘빨리 일 끝내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트라우마가 남진 않았다.

Q. 가축의 도살은 어떻게 이뤄지나.

이 책에서는 도살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 다만 내가 아는 바를 말하자면, 닭 같은 경우는 거꾸로 컨베이어 라인에 매달아 약한 전기가 흐르는 수조에 머리를 담가 기절시킨 뒤 목을 잘라 피를 빼낸다. 돼지나 소처럼 큰 동물은 좁은 틀 안에 가둬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쇠구슬을 빠른 속도로 발사하는 기계로 이마 정중앙을 맞춰 기절시킨 뒤 역시 거꾸로 매달아 목을 찔러 피를 빼낸다.

한승태 작가 ⓒ투데이신문
한승태 작가 ⓒ투데이신문

식용동물의 고통 최소화해야

Q. 동물의 존엄과 관련해 얘기한다는 게 공감을 얻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아직 우리 사회는 동물권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을 쓰면서 ‘동물의 욕구도 정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을 고기로 쓴다는 걸 전제로 할지라도 죽음 이전까지의 과정에서 동물의 삶을 최대한 보장하고 동물의 욕구를 존중하려는 시도들이 정당하다는 인식이 축적돼야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동물을 고기로 사용한지가 오래되지 않았나. ‘동물에게도 주체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인류 역사로 보자면 정말 최근의 일이고, 이제부터 시작되는 일이다. 동물이 고기로서만 다뤄진 역사가 있듯, 동물의 권리를 말하는 역사도 어느 정도 길어져야 할 것 같다. 더더욱 우리사회 같은 경우는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고, 점차 인식을 넓혀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Q.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도입했다. 동물복지 농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필요하다고 본다. 결국 비용 문제, 공장식 축산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동물복지 인증농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동물들의 고통 역시 비용의 일부분으로 포함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나도 동물복지 농장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해 본 것은 아니지만, 동물복지의 원리가 극소수의 일부 동물뿐 아니라 절대다수를 이루는 공장식 사육시스템에도 적용돼 조금씩 변화를 이뤄나가는 게 중요하다.

Q. 많은 축산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갇힌 채 살아가는 건가.

가축의 용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산란계는 좁은 케이지 안에 여러 마리가 생활한다. 정확한 규정이 있는 게 아니라 농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전자레인지 크기의 케이지 안에 3~4마리가 있고 농장에 따라 더 많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산란계는 1~2년 정도를 기르는데 알을 채집해야 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 몰아놓는다. 육계의 경우 1달여를 기르기 때문에 일일이 케이지에 집어넣는 것이 더 수고스러워 풀어놓는 것이다. 사육환경 자체는 육계가 훨씬 좋지만 사육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닭의 삶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돼지의 경우도 용도별로 다르다. 모돈(새끼를 낳는 돼지)은 임신이 가능한 기간에 도달하기 전까지 ‘돈방’이라고 부르는 곳에 풀어놓고 기르는데 임신이 가능하게 되면 스톨(좁은 철제 틀)에 가둬놓는다. 주사도 놔야 하고 건강상태를 체크해야하기 때문이다. 임신 전까지 머무는 스톨을 임신사라고 부르는데, 이곳에 있다가 출산할 때 분만사로 이동하는 잠깐 동안만 움직일 수 있고 그 기간을 제외하면 스톨에 갇혀 지낸다. 고기로 쓰는 돼지는 돈방에서 지낸다. 그런데 돈방이 그렇게 넓은 공간도 아니고, 많은 수의 돼지들을 풀어놓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하긴 어렵다.

개도 일반적으로 케이지에 넣어 기른다. 닭보다는 큰 공간에서 지내기는 하지만 개의 활동성을 감안하면 결코 크다고 말할 수 없다.

Q. 최근 개 농장을 두고 ‘개 식용 반대’를 외치는 동물보호단체와 개 농장주들의 집회가 이어졌다. 개 농장이 한국사회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마지막 재기를 위해 손대는 사업인 것을 감안하면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 않은데.

개고기는 오랜 기간 이어온 전통이지만 환경이 바뀌면 전통도 변하는 법이다. 식량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인간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동물부터 고기가 될 운명에서 구제해야 하지 않을까.

‘개 농장주들이 나쁜 일을 하고 있으니 당장 개 농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개 농장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으니 합의를 도출해야 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를 위해 정치의 영역에서 많은 시도가 필요하다. 현재는 개 농장에 대해 정확한 실태 조사도 돼 있지 않다.

정부가 로드맵을 구상한다면 얼마동안 실태조사를 하고 개농장주에게 육종 전환 보조금 지원 등의 보상을 하는 등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승태 작가 ⓒ투데이신문
한승태 작가 ⓒ투데이신문

‘힘쓰는 고기’들의 이야기

Q. ‘맛있는 고기’이야기와 함께 ‘힘쓰는 고기’의 이야기를 했다. 함께 부대끼며 일한 노동자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나.

내가 일했던 농장들에선 젊은 한국인은 나밖에 없었다. 한국말이 유창한 길림 출신의 중국인(조선족)들이 굉장히 많았다. 또 캄보디아, 이집트 이주노동자들도 많았다. 전에는 베트남 국적의 이주노동자가 많았는데 이분들이 한국 사정에 익숙해지고 한국 내 베트남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더 좋은 일자리를 고를 수 있는 상황이 되니 다른 일터로 많이 옮겨갔다고 한다. 그래서 점점 한국 사회에 대한 정보가 적은 나라의 사람들이 많이 유입된다고 한다.

한국인도 드물긴 하지만 만날 경우가 있었는데, 60세를 넘긴 경우가 대다수였다. 퇴직 후 나이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됐을 때 축산농장을 찾는 것이다. 그 중 한 분은 장성한 자식이 일자리를 못 구하고 있어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은퇴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일을 하러 온다고 하셨다.

Q. 건강관리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 여가 시간이 없는 노동자, 차별을 겪는 이주노동자 등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주노동자들은 한국말을 어느 정도 알아듣긴 하지만 말을 할 수 없어 휴식시간이나 권리를 요구하지 못한다. 또 이런 분들이 고국에서 좋은 환경에서 살았거나 좋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꼬박꼬박 제때 월급 나오고 한 달에 이틀 약속한 휴일 지켜주고 밥 제대로 주면 불만을 제기하지 않더라.

Q. 개, 돼지가 사육당하는 것처럼 인간도 사육당한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보는지.

근로기준법을 살펴보니 농축산업 같은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이런 맥락에서 말하자면, ‘사육’이라는 표현은 조금 과할 것 같고 노동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권리나 처우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뒷받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종속돼 있는 채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Q. 책의 마지막에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을 축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많은 자녀를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워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의 모든 생물을 지배하여라(현대인의 성경)’는 성서 창세기 1장 28절이 있다. 어떤 의도인지.

종교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동물을 어떻게 대해왔는지를 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 창세기 구절인 것 같아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그림으로써 제시하고 싶었다. 이 사회에서 동물들의 현실을 나타내는 ‘글로 쓴 사진’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Q. 이 책은 탐욕에 눈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기도 했다.

기본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신기할 정도로 감춰져 있던 부분을 드러내고 탐험한다는 느낌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긴 했지만 독특하고 특이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것이다. 육류산업계를 통과하는 여행기를 의도했다.

동물과 인간은 다르다. 그러나 고통 없이 살고 싶어 하는 면에 있어서는 인간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 독자들에게 뭔가 하나를 바랄 수 있다면, 이런 부분이 전달된다면 좋겠다.

Q. 일터를 계속 옮기는데 생활이 어렵진 않은지.

<고기로 태어나서> 같은 경우에는 한 번 갔던 농장에 또 갈 필요가 없지 않나. 그래서 다른 형태의 농장을 가야 하는데 일자리가 나오지 않아 기다리는 것이 힘들었다. <인간의 조건>을 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번 책을 쓸 때는 친형이 많이 도와주셨다. 평소에는 일을 해서 번 돈을 쓰지만, ‘당분간 가만히 글을 써야겠다’ 할 때는 형님이 생활비를 지원해주신다. 돈을 벌고 글을 쓰는 면에서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다음 책도 노동 이야기를 담을 생각인가.

선거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이다. 정치구도나 정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선거 자체를 어떻게 치르는지, 선거운동을 어떻게 기획하고 실행하는가, 정책은 어떤 식으로 짜고 후보 홍보는 어떻게 하고 후보의 이미지는 어떤 식으로 정리하는가를 정리해보고 싶었다.

정치라는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투표용지 안에 후보의 이름이 들어서게 되는지, 선거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담은 책을 기획하고 있어서 지인을 통해 광주광역시 시장선거의 정의당 후보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는 노동을 담은 글을 쓰고 싶긴 한데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 앞의 두 책은 나름대로의 방향성이 있었다. <인간의 조건>에서는 육체노동을, <고기로 태어나서>에서는 축산노동 이야기를 담았다. 뚜렷한 방향이 새로 잡힌다면 노동과 관련된 책을 쓰고 싶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